일본에나 산다던 둔치개밀, 전남 화순서 첫 확인

입력
2022.05.18 15:30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둔치개밀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또 국내 자생 여부가 불분명했던 개방동사니와 잔나비나물 등의 서식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은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전국자연환경조사' 3차년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식물 189과 2,099종과 동물 572과 5,230종 등 총 7,329종이 국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Ⅰ급 17종, Ⅱ급 81종 등 총 9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은 암매, 풍란 등 식물 2종과 황새, 저어새, 산양, 비바리뱀등 동물 15종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식물 27종(가시연, 솔잎란, 복주머니란 등)과 동물 54종(애기뿔소똥구리, 하늘다람쥐, 담비, 금개구리, 물방개 등) 등이다.

조사 과정에서 국내 서식 기록이 없던 둔치개밀 200여 개체가 전남 화순에서 처음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둔치개밀은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자생 현황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습한 물가 주변에서 자라는 특징을 가진 둔치개밀은 건조한 환경에서 자라는 밀의 품종개량을 위한 유전자원으로써 가치가 매우 높은 식물이다.

국내 자생 여부가 불분명했던 개방동사니와 잔나비나물의 자생지도 처음으로 밝혀졌다. 개방동사니는 1949년 작성된 '한국 식물명감'에, 잔나비나물은 '한국 식물상 개요'에 최초로 기록된 후 발견된 적이 없었던 식물이다. 개방동사니는 이번 조사를 통해 제주도 일대에서, 잔나비나물은 전북 완주와 경남 고성 일대에서 자생지가 확인됐다.

이 밖에도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붉은해오라기가 충남 서해안 등에서 발견됐다. 붉은해오라기는 조심성이 매우 많은 야행성 조류로 노출된 지역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국내에서 조사된 자료가 드문 편이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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