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탈락해 정부 재정 지원을 못 받을 뻔했던 인하대와 성신여대, 군산대가 '패자부활전'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17일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2∼2024년 일반재정지원 대학 추가 선정' 가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구제된 대학은 성신여대·인하대·추계예대·군산대·동양대·중원대 등 일반대 6곳, 계원예대·동아방송예술대·기독간호대·성운대·세경대·송곡대·호산대 등 전문대 7곳 등 13곳이다. 이들 대학은 올해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일반대의 경우 매년 평균 30억 원, 전문대는 20억 원의 재정을 지원받는다. 지원 규모는 기존 선정 학교(일반대 평균 50억 원, 전문대 4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는 2015년 도입돼 3년마다 실시한다. 대학 구조개혁 및 정원 감축이 목표다. 초저출산으로 대학 입학예정자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일반대 136곳, 전문대 97곳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고 52개교가 떨어졌다. 그런데 탈락 대학에 인하대와 성신여대 등 수도권 유명 대학과 지방 국립대인 군산대 등이 포함돼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탈락 대학의 동문과 해당 대학 지역구 의원들은 교육부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의원 일부는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특정 대학 탈락 과정을 강하게 문제 삼기도 했다. 이에 국회와 교육부는 관련 예산을 늘려 13개 대학을 구제하기로 했다. 진단평가에서 탈락한 대학을 구제해주는 건 처음이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작년에 떨어진 52개 대학 가운데 총 43개(일반대 23개, 전문대 20개)만 추가 평가에 참여했다. 재심사를 희망하지 않은 9개교에 대해 교육부는 "선정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탈락 대학들은 이달 20일까지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최종 결과는 이의신청에 대한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말 확정된다.
패자부활전마저 통과하지 못한 대학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 지원금 40억~50억 원은 액수 자체는 크지 않지만 용처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돈이라 대학 입장에서 중요한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이들 대학은 등록금 동결, 학생 수 감소, 코로나19 팬데믹에 재정 지원 제외까지 악재가 겹친 것이다. 특히 지방대의 경우 '부실대학' 낙인까지 찍혀 신입생 모집에 더욱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교육부는 소속 신·편입생들이 학자금·국가장학금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는 부실대학(재정지원제한대학) 22곳도 발표했다.
극동대·대구예대·서울한영대·한국침례신학대·경주대·서울기독대·신경대·제주국제대·한국국제대 등 일반대 9곳, 동의과학대·선린대·수원과학대·신안산대·영남외국어대·전주기전대·창원문성대·강원관광대·고구려대·광양보건대·김포대·웅지세무대·장안대 등 전문대 13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