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성폭력, 진실공방 말고 원칙적 대응을

입력
2022.05.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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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두 차례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실을 폭로해 충격을 안기고 있다. 성평등에 목소리를 높여온 진보 정당조차 성폭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현실을 드러낸다. 주요 정당들 모두 성비위에 휩싸인 꼴이다. 정당들은 말로만 엄중 조치를 외칠 게 아니라 성폭력을 근절하지 않고는 정당의 미래가 없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17일 정의당은 '은폐 압박은 없었다'며 일부 주장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고, 강 전 대표는 이를 다시 반박했는데, 이 사건이 진실공방으로 흐르도록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지난해 11월 첫 사건이 발생한 후 당의 대응이나 가해자 공천이 적절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강 전 대표가 비공개 처리를 요구한 것은 사실일 수 있으나 ‘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성폭력이 아니어서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정의당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 중요한 것은 강 전 대표에 대한 성폭력이 올 3월 또다시 반복됐다는 점이다. 앞서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도 있었던 것에 비춰 당내 성폭력이 심각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정의당은 당 대응의 적절성 여부를 포함해 성폭력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처분 결과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당이 밝힌 대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처분하고 이를 공개해야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또한 강 전 대표의 당직자 갑질 의혹에 대한 징계는 냉정하게 구분해 처리할 필요가 있다.

지금 주요 정당들은 모두 성비위에 연루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3선 중진 박완주 의원을 제명했고,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성상납 의혹을 받고 있으나 징계절차를 선거 뒤로 미뤄 둔 상태다. 사건을 아예 묵살하던 과거 대응보다는 나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지방선거에 미칠 여파에 전전긍긍할 뿐인지 의심스럽다. 안희정·박원순 사건에서 아무 교훈도 얻지 못한 정치인들의 반복되는 행태가 한심스럽다. 정치인 스스로 조심하는 노력을 해야 하며 정당들은 강력한 처벌로 경종을 울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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