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故) 이예람 중사 유족들은 안미영(55) 변호사가 특별검사로 임명되자 "특검은 국방부 검찰단이 짜놓은 '제 식구 감싸기' 프레임에 갇혀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가족과 군인권센터는 전날 검사 출신인 안 특검이 성추행 가해자의 기소유예를 이끌어낸 적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유가족은 17일 군인권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를 통해 내놓은 입장문에서 "성폭력, 2차 가해, 부실수사와 가해자 감싸기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 장관, 공군참모총장 등 군 지휘부는 물론 공군본부 법무실 등 군 법무조직과 전관예우 의혹을 받는 가해자 측 로펌에 이르기까지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낱낱이 해소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안 특검이 임명된 것에 대해 "걱정되는 바가 없지 않으나, 법무부 여성정책과장,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등을 지내며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을 두루 살펴온 경력에 기대를 걸고자 한다"며 "지난해 국방부가 주도했던 수사가 국민의 불신 속에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났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특검 구성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그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동료와 선임 등에게서 회유와 압박 등 2차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이 중사 사망 1주기를 하루 앞둔 이달 20일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추모 행사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