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 'K방역 컨트롤타워'를 맡았던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17일 물러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각계각층의 감사 인사가 쏟아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코로나19 방역 선도국가로 만드신 정 청장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전 대표는 "머리 다듬는 시간, 점심 먹는 시간까지 아껴 가며 업무에 집중하시고, 코로나19 상황과 방역정책을 늘 꼼꼼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신 일 등은 공직자의 귀감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또 "정부 안팎에서 이견이 적지 않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신념을 지키신 일은 신뢰받는 의료인의 자세로 두고두고 평가될 것입니다"라고 치켜세웠다.
정 청장은 한국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돼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됐던 2020년 9월 초대 청장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아무 이의 없이 초대 청장에 선택돼 오늘에 이르셨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이날 한국일보 단독 보도('K방역, OECD 코로나 우수 대응 보고서에 실린다')를 언급하며 "정 청장의 흔들림 없는 대처는 방역의 '교과서', '모범국', '선도국'이라는 국제적 칭호를 대한민국에 선사했다. 마침내 OECD가 대한민국의 성공 경험을 공유하려 하기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김주대 시인 등 다른 사람들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는 것으로 인사를 갈음했다. 조 전 장관이 공유한 글에서 김 시인은 '여전사'라는 제목의 시화를 정 청장에게 보낸 게 2년 반 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분의 담담하고 묵묵한 표정과 안내를 따라 우리는 함께 하나의 산맥을 넘어 왔다"며 "고생하셨다. 험한 생사의 산을 넘어 온 우리 깊이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혹자는 이분의 헌신을 정치방역이라는 해괴한 이름으로 능멸했지만, 이분은 다만 묵묵히 최선을 다해 '헌신적 방역'을 하였을 뿐이다"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여준성 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정 청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동시에,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떠올렸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메르스 책임을 물어 장·차관은 빠진 채 16명의 일선 공무원에 징계 처분을 내렸다"며 "그중에는 정은경 당시 질본 센터장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감사원은 정 청장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으나, 중앙징계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감봉 1개월)로 감경되면서 다행히 질본에 남을 수 있었다"고 했다.
여 전 비서관은 "당시 감사원은 장관 징계가 빠진 이유에 대해 '감사 과정에서 실무자들이 문형표 전 장관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전 장관은 감사가 진행 중이던 시기 사퇴하고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취임했다"고 말을 줄였다.
다른 누리꾼들도 코로나19 이후 정 청장의 머리카락이 점점 백발로 새는 사진, 그가 2020년 영국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과 영국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에 올랐던 것을 떠올리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한 트위터 이용자(ser******)는 2020년 7월 당시 질본 본부장이었던 그가 186일 연속근무 후 첫 휴가를 간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부담이 얼마나 컸을까 싶다"고 노고에 공감했다. 전자기기 구매 정보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슬****)는 "결과를 논하기 전에 엄청 고생하고 노력하신 건 누구든 부정 못할 것 같다. 고생하셨다"고 댓글로 인사를 남겼다.
정 청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다음 질병관리청장에 임명하며 퇴임하게 됐다. 백 신임 청장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추천으로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9년 12월부터 2년간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맡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정책 자문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