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7일 제22대 선관위원장으로 취임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3·9 대선 당시 불거진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을 언급하며 "이번 선거(6·1 지방선거)의 성공적 관리에 선관위 명운이 달려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노 위원장은 이날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다가올 지방선거에서는 무너진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만을 바라보며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선관위는 대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3월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플라스틱 바구니나 종이 쇼핑백 등에 담아 투표함으로 옮기면서 부실 관리 논란을 빚었다.
노 위원장의 취임 일성은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였다. 그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국가적 위기 상황 아래 치러진 지난 대선에서 우리 위원회의 문제점과 취약한 부분들도 드러났다"며 "변화하는 선거 환경과 높아진 국민 요구 수준을 애써 외면했던 것은 아닌지 뼈를 깎는 아픔으로 반성하고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자유롭고 균등한 선거운동 기회 보장 △정치적 표현의 자유 보장 △중대 선거범죄에 대한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 등을 선관위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같은 날 취임한 김필곤 상임위원도 "공정과 중립을 생명처럼 여기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선관위 청사를 방문해 사전투표 보관장소를 확인하는 등 선거관리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노 위원장은 제26회 사법시험 합격 이후 서울북부지법원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20년 대법관에 임명됐다. 김 상임위원도 같은 해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전지방법원장, 대전광역시 선관위원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