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 참여 공식화... 새 정부 외교 시험대 올랐다

입력
2022.05.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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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번 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작년 바이든 정부가 제안한 IPEF는 미중 갈등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한 새 통상 질서를 만들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공급망 안정화 방안뿐 아니라 디지털 경제와 탄소중립 등 다양한 경제안보 관련 사안이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요국과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국제규범 형성을 주도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IPEF의 상세 내용까지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은 ‘IPEF 참여’를 공식화했다고 볼 수 있다.

IPEF 참여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이전 정부의 안미경중(安美經中) 전략에서 탈피, 미국과 경제 공조를 확대하게 될 계기다. 또한 반중 안보협의체인 쿼드 불참 등에 따른 동맹훼손 논란에 마침표를 찍고 미국 주도의 대중국 전략에 공조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중국 입장에선 한반도 정세뿐 아니라 경제안보 관점에서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대통령 취임 특사로 방한한 왕치산 부주석이 윤 대통령에게 다자주의 수호를 강조한 것은 이런 우려를 보여준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한국 무역의 25%인 중국 비중을 거론하며 경제발전 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IPEF를 통해 경제적 기회가 확대된다면 환영할 일이나 의도와 무관하게 미중 지정학적 게임에 동원되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사드 사태와 같은 중국 반발이 없도록 이번에는 정부가 사전에 충분히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IPEF가 어느 편을 일방 배제하지 않도록 조율해 미중 대립에 휘말려 들지 않아야 한다. 중국 역시 제2의 사드 사태로 맞대응할 게 아니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미국 정치구조상 IPEF가 출범해도 바이든 정부 의도대로 중국 배제의 공급망 구성이 가능할지는 상당 기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