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텃밭(광주·전남)에서 내부 균열은 예상됐다. 민주당 공천 신청자 중 적잖은 이들이 "공천에 대한 기준도 원칙도 없다"며 당적을 내던지고 무소속 출마를 택했다. 친정을 향해 칼을 빼든 형국이지만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다. 동지의 배신보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퇴행적 공천에 대한 비판이 더 큰 탓이다. 지역 정가에선 "어쩌면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른바 무소속 돌풍이다.
16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선 무소속 출마자들이 연대를 선언했다. 이번 연대에는 서대석 광주 서구청장 후보와 박홍률 전남 목포시장 후보, 배용태 영암군수 후보, 사순문 장흥군수 후보, 이영준 순천시장 후보, 임영찬 여수시장 후보, 문선용 광양시장 후보, 정영덕 무안군수 후보, 전완준 화순군수 후보, 강종만 영광군수 후보, 고봉기 신안군수 후보, 김희수 진도군수 후보, 정현택 구례군수 후보 등 13명이 참여했다. 또 광주시의원 무소속 출마자인 김금림·송형일 후보도 함께했다. 이들은 민주당 경선에서 여러 이유로 배제되거나 탈락했다.
이들은 이날 "민주당 공천은 일찌감치 소문이 퍼져있던 대로 광주시장 위원장과 전남도당 위원장의 '자기 사람 심기'만 보여준 사천(私薦)이요, 누더기 공천이었다"며 "이는 정의와 공정을 기대했던 민심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민주(民主)가 없는 민주당을 더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고, 잘못을 바로잡아 무너진 공정과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무소속 후보가 단합된 힘으로 지역민의 심판을 받아 승리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무소속 연대에 지지와 성원으로 망가진 민주당을 곧추세워 다시 희망의 민주당으로 태어나도록 경종을 울려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무소속 연대를 선언한 후보들 말고도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현직 기초단체장 등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나와 민주당과의 결전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나주시와 장성군, 무안군, 장흥군, 고흥군, 광양시 등에선 무소속 현직 단체장과 민주당 후보 간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같은 날 오후.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선 민주당 독점 정치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선거에 나선 진보당 전남도의원 후보들이 "민주당 견제 세력으로 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 후보는 "전남도의원 절반에 가까운 26명이 무투표 당선됐는데 이는 도의원을 도민이 선출하지 않고 민주당이 임명하는 꼴"이라며 "지방자치가 아니고 선거와 역사의 퇴행이다"고 주장했다. 후보들은 "국정에서는 무능하고 지역에서는 오만한 민주당을 강력히 견제하겠다"며 "민주당 독점정치가 낳은 호남 정치 적폐를 청산하고 새 시대 대안세력으로 진보당이 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진보당 전남도의원 후보로 보성·영광·구례·장흥·강진에서 각 1명과 비례 대표 1명 등 모두 6명이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