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도 기준금리 0.5%p 인상 완전 배제 못해"

입력
2022.05.16 09:40
한은 총재, 추경호 부총리와 조찬 회담
"기준금리 0.5%p 인상 완전 배제 단계 아냐"
"물가, 성장률  변화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향후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조찬 회동 직후 취재진과 만나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총재는 "지난 4월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빅스텝을) 고려할 상황이 아니었는데, 앞으로 물가가 어느 정도 올라갈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일단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상황을 보고 7, 8월 물가 상황도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5월 금통위는 오는 26일 열린다.

이 총재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0.75%포인트 금리 인상,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일축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는 데이터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앞으로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며 "앞으로 물가 상승과 성장률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8%대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적어도 두 차례 이상 0.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점은 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다"라며 "미국과 상황이 다른 우리가 미국과의 금리 차만 염두에 두는 것보다는 성장과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대처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26일 금통위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엔 "금리 문제는 금통위원들과 상의 전이라 현재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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