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서 사라진 7세 딸, 3년 만에 유골로 돌아오다

입력
2022.05.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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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것을 믿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설마 유골로 돌아올 줄이야…”

2019년 9월 21일 일본 야마나시현 도시무라 캠핑장에서 실종된 오구라 미사키(실종 당시 7세)의 친족은 14일 언론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달 4일 산속에서 발견된 어깨뼈의 DNA 감정 결과 미사키의 것과 일치했다는 경찰 발표를 듣고서다. 지난달 26일 사람의 머리뼈로 보이는 유골이 발견되고 이틀 후 운동화 등이 발견됐을 때만 해도 “믿을 수 없다. 반드시 살아서 만날 것”이라던 어머니 도모코씨의 간절한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초등학교 1학년이던 미사키는 부모들이 함께 참여한 단체캠프 중 실종됐다. 수색인력 1,700명이 동원돼 2주간 인근 산을 샅샅이 뒤졌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다. 사건 당일 미사키와 가족은 육아 동호회로 알게 된 가족들 총 27명이 캠핑 중이었다. 오후 3시 35분쯤 간식을 먹은 아이들이 놀러 나갔는데, 미사키는 5~10분 늦게 친구들을 따라 나섰다. 오후 3시 50분쯤 아이들이 돌아왔지만 이들 중 미사키는 없었다. 오후 6시 경찰, 7시 소방대가 도착해 경찰견까지 동원해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자위대와 자원봉사자까지 총 1,700여 명이 2주간 찾아 나섰지만 어떤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미사키의 실종은 1991년 한국에서 발생한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2002년 시신 발견)처럼 국민적 관심을 받는 미제 사건이 됐다. 실족이나 추락사고를 당했다면 수색 때 발견됐어야 했고,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가 없어 유괴도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납치를 당했다는 추측도 나왔다. 심지어 “엄마가 육아 스트레스로 딸을 살해한 후 행방불명으로 속인 것”이라는 억측까지 나왔다.

어머니 도모코씨는 비방 중상에 시달리면서도 2년 넘게 매월 두 차례씩 야마나시현을 찾아 전단지를 뿌리고 웹사이트도 개설해 제보를 받는 활동을 계속해 왔다. 그러다 지난달 26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산속에서 사람의 머리뼈가 발견된 것이다. 운동화, 양말, 우측 견갑골 등이 차례로 발견됐다. 실종 당시 미사키가 신었던 민트색 운동화도 나왔다. 뼈와 소지품이 발견된 곳은 2019년 여러 차례 수색이 이뤄진 곳이라 안타까움이 더했다. 경찰이 사망을 공식 발표한 14일은 미사키의 생일 다음날이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