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 돌을 가진 ‘담석증’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담석증 환자는 지난해(2021년) 24만179명으로 2010년(10만9,669명)보다 11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3.4%로 가장 많았고, 50대(20.3%), 70대(17.3%), 40대(15.8%) 순으로 나타났다.
담낭(쓸개)은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담즙)이 저장되는 공간이고 담관은 이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다. 담석증은 담낭 또는 담관 속에서 돌이 생기는 질환으로 이 돌(담석)이 담즙의 배출을 막아 통증과 황달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담낭 속에 있는 담석이 담낭관(담낭 끝에 담즙이 나가는 통로)을 막아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담낭염’이라고 한다. 담석이 있다고 모두 담낭염을 앓는 것은 아니다. 20~30년 간 아무런 증상이 없이 지내는 경우도 있다. 이를 ‘무증상 담석증’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무증상 담석증은 치료할 필요가 없다.
담석으로 인한 담낭염은 증상 강도와 지속 시간에 따라 만성 담낭염과 급성 담낭염으로 나뉜다. 만성 담낭염은 소화불량과 명치 통증이 주증상으로 특히 새벽에 많이 발생한다. 증상은 보통 4시간 이내 없어지지만 재발이 잦은 것이 특징이다.
윤영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환자들은 위가 아픈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위가 좋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많이 알지만 실제 만성 담낭염 환자 중 상당수는 위 내시경검사만 여러 차례 받다가 증상 호전이 없어 결국 초음파검사를 하고 담석증으로 진단될 때가 많다”고 했다.
윤 교수는 “위염 진단을 받고 치료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담석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급성 담낭염의 주증상은 심한 복통과 고열, 오한 등이다. 이때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열이 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패혈증으로 진행돼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럴 때에는 가까운 병원을 찾아 수액 또는 항생제 치료를 조기에 시행하면 패혈증은 막을 수 있다.
반면 고령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면 급성 담낭염으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만큼 담석 증상이 여러 번 나타났다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급성 통증 후 황달이나 발열 증세가 있다면 담도 담석증을 의심해야 하는데 만약 치료하지 않고 황달이 없어졌다 하더라도 여러 차례 이런 증상을 겪는다면 지속적인 간 손상으로 간경변까지 악화되기에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담낭염을 유발하는 담석증의 치료법은 현재 담낭절제술이 유일하다. 예전에 여러 담석증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대부분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약제로 인한 부작용만 낳았다.
윤영철 교수는 “담낭절제술의 경우 대부분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통해 이뤄지는데 최근에는 합병증도 적고 하루나 이틀 후에는 일상생활도 가능하므로 증상이 자주 반복되거나 담석으로 소화장애가 심하거나 고령, 만성질환자라면 너무 늦지 않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무증상 담석증은 예방적 차원의 수술은 권고하지 않는다. 이는 수술 후 소화불량으로 오랫동안 고생해야 하기 쉽기 때문이다.
증상이 생겨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면 수술 후 소화불량이나 불편감이 거의 없다. 그러나 △2.5~3㎝ 이상의 결석 △석회화 담낭 △담석과 담낭 용종 동반 등 담낭암 발생 위험이 높으면 증상이 없더라도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윤영철 교수는 “일반인이 잘못된 상식으로 담석이 저절로 빠져나가기를 기대하고 물을 많이 마시거나, 초음파 쇄석술로 부수기를 시도하는 것은 요로결석과 혼동해서 하는 이야기로 담석에서는 모두 기대할 수 없는 치료법”이라고 했다.
윤 교수는 “복강경과 로봇을 이용한 담낭절제술은 모두 좋은 수술 방법이고 복강 내 수술 과정, 수술 후 경과도 비슷하다”며 “다만 흉터에 있어 로봇 수술이 약간의 이점이 있다고 할 수 있기에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해 전문의와 상담 후 치료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최근 담석증 환자가 많아지고 있는 이유는 비만 인구의 증가와 고령화를 들 수 있다. 특히 담석 발생은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과 관련이 깊다.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식이 조절이나 체중 조절 등 철저한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