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승기 감독이 7년 만에 안양 KGC인삼공사를 떠난다. 그는 신생팀 데이원자산운용의 초대 사령탑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KGC인삼공사는 13일 김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김 감독은 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지휘한 후 KGC인삼공사와 '1+1년' 계약을 맺었다. 2021~22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준우승을 이끌었지만 13일 구단과 최종 면담을 진행한 끝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구단과 장기 계약하기를 원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계약 해지를 김 감독에 요청받았고 내부 검토 끝에 이를 수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행선지로는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자산운용의 초대 감독 자리가 유력하다. 데이원자산운용은 최근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구단 최고 책임자에 앉혔다. 허 전 감독과 김 감독은 용산고와 중앙대 선후배로 프로 무대에서도 원주 TG(현 원주 DB)에서 한솥밥을 먹은 막역한 사이다.
김 감독의 행보와 관련해 데이원자산운용 관계자는 "여러 후보군을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어느 한 명으로 무게 추가 기울어지진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미 데이원자산운용 측의 조건을 받아들고 KGC인삼공사 잔류 사이에서 막판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농구계에 따르면 데이원자산운용은 김 감독에게 연봉 4억 원에 계약기간 5년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 시절 '터보 가드'로 불렸던 김 감독은 2006년 은퇴 후 오랜 기간 코치 생활을 하다가 2015년 KGC인삼공사 감독대행을 맡았다. 정식 감독으로 승격된 뒤인 2016~17시즌에는 통합우승을 이루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KGC인삼공사 지휘봉을 잡은 7시즌 가운데 2018~19시즌(7위)을 제외하고 매번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특히 최근 두 시즌은 구단의 제한적인 투자 속에서도 우승,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비록 2연패에는 실패했지만 1옵션 외국인선수 오마리 스펠맨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대구 한국가스공사(6강 PO), 수원 KT(4강 PO)를 차례로 꺾는 기염을 토했다.
한편 KGC인삼공사는 후임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구성을 두고 내부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