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12일 퇴임하며 정계에서 은퇴했다. "대한민국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가 돼야 한다"며 마지막 메시지도 남겼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한 세대가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이 부족한 저를 국민의 공복으로 써 주시고 우리 공동체를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 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30년간 넘게 해 왔던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한다”며 정계 은퇴도 공식화했다.
김 전 총리는 “나와 생각이, 성별이, 세대가, 출신 지역이 다르다고 서로 편을 가르고 적으로 돌리는 공동체에는 국민 모두가 주인인 민주주의, 더불어 살아가는 공화주의가 설 자리가 없다”며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가치이자 지금 대한민국 공동체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또 “탐욕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수도권만 잘살고, 경쟁만이 공정으로 인정받는 사회는 결코 행복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했다.
총리 이임식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ㆍ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뿐 아니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ㆍ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신임 장관들도 참석했다. 김 전 총리가 7명의 새 정부 장관 임명 제청을 해준 데 고마움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복지시설 보호가 종료되는 자립 준비 청년 지원 활동 등으로 사회에 봉사할 예정이다. 다만극 심한 진영 갈등 속에 ‘통합형 리더’인 김 전 총리의 가치가 재조명 받으면서 '김부겸의 시간'이 조만간 다시 올 가능성도 상당하다. 경북 상주 출신에 민주화 운동 경력까지, 그의 스펙트럼도 넓다.
총리직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분간 대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민주당의 반대로 국회 인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