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시속 1,000㎞ 이상 초고속으로 운행하는 미래형 고속철도 '하이퍼루프'의 튜브용 강재를 개발, 유럽에 처음 수출한다. 하이퍼루프는 아직 상용화 전이지만 친환경 미래 운송수단으로 꼽히며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한데, 포스코가 자체 기술로 신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는 하이퍼루프 튜브용 강재 '포스루프(PosLoop)355'를 네덜란드 기업 하트(HARDT)에 공급한다고 11일 밝혔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튜브 속을 달리는 자기부상열차로, 현실화되면 음속에 가까운 속도(시속 1,200㎞)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2013년 진공 튜브 안에서 캡슐 형태로 움직이는 하이퍼루프 개념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 정도로 여겨졌지만 2020년 미국 회사가 시험주행에 성공하는 등 빠르게 기술 진보가 이뤄지고 있다.
하이퍼루프 기술의 한 축은 터널 역할을 하는 '튜브'다. 튜브 안이 진공 상태로 유지돼야 하는 만큼 공기가 통하지 않으면서(기밀성) 고속주행에 따른 충격과 열팽창 등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하이퍼루프 튜브 소재로 철강재가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유럽 철강사 타타스틸과 손잡고 지난해 포스루프355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네덜란드 정부는 하이퍼루프 상용화를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포스루프355는 시험 노선 2.7㎞ 구간에 깔리게 된다. 오는 6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시험 노선 450m 구간에 들어가는 275톤을 우선 공급하고, 2050년까지 1,800톤을 추가 공급한다.
포스코는 이번 유럽 공급계약을 시작으로 하이퍼루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튜브 제작용 강재 소요량은 1㎞당 2,000톤 정도인데, 가령 서울~부산 간 400㎞ 구간에 하이퍼루프 터널을 깐다면 80만 톤의 강재가 필요하다.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김대업 포스코 열연선재마케팅실장은 "포스코유럽, 포스코인터내셔널, 세아제강 등과 협업해 하이퍼루프 특화 강재를 양산,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