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을 바라보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키워드는 두 가지, ‘한미동맹’과 ‘북한’이었다. 미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은 브리핑과 입장문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언급하고 북한의 핵실험 도발을 주시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미국은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다시 한번 소집해 북한 제재를 추진하고 나섰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취임 후 대외정책 관련 질문이 나오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윤 대통령)와 역내 안보 문제, 당연히 한반도 비핵화에 관해 대화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20~22일)을 전후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과 관련,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분명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최근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감안할 때 북한은 (정상회담) 의제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을 상대로 한) 선제적 제재나 조치에 관해서는 예측하거나 예고할 게 없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총 15차례의 미사일 시험 발사 도발을 했다. 또 함경남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해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키 대변인은 “최근 여러 차례의 ICBM 시험 발사 등 역내에 불안정을 초래하는 북한의 지속적 행동을 고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동맹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한국 새 정부 출범과 관련해 “한미동맹은 인도ㆍ태평양 지역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라며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한미동맹은) 공동의 이익과 공유된 가치 위에 구축된 동맹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우리는 다른 나라의 새 행정부와 그러는 것처럼 한국 새 정부와도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은 핵심 동맹으로 남아 있고 우리는 항상 이 동맹이 더 잘하고 능력을 갖추도록 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시에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11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미국은 5월 안보리 의장국이다.
이 회의에서는 7일 북한의 SLBM 시험 발사 등 최근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과 관련된 추가 제재안을 논의하겠다는 게 미국의 구상이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