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용산미군기지 내에 미군 정보수집시설이 매설돼 있어 기지를 반환받아도 토지 사용이 쉽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 세계 한 2억 회분의 감청을 할 수 있는 에셜론(ECHELON) 감청 위성을 운영하고 있고, 그 수신기지를 파이브아이즈 5개국이 수신기지를 운영하고 있어 에셜론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중국이나 북한의 신호정보를 감청하는 NSA 기지가 서해쪽에 있어 수집되는 데이터가 케이블로 용산으로 연결(송수신)된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기지를 우리가 반환받아도 (정보수집 및 송수신 케이블이 매설돼 있어) 땅을 1m 이상 못 파도록 별도의 합의가 존재한다"며 "3m는 파야 하는 지하 환경오염을 조사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쓰던 (용산 기지 내) 지하벙커를 지금도 (미군이) 사용하고, 여러 가지 정보시설도 운영된다"며 "미군은 NSA 조직이 아니고, 별도의 정보요원이 있어 미군도 잘 모른다"고 했다. "용산기지 지하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투명하게 밝혀져야 용산공원 토지 사용과 전체 구상이 가능하나 우리는 그걸 모르기 때문에 난처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에셜론(ECHELON)은 냉전시대 소련 등 공산권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기밀 동맹체다.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미국 5개국이 통신 감청 및 신호정보 수집 분석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요원으로 일했던 전문가 에드워드 스노든이 2013년 "미국 정보기관이 에셜론 등을 이용해 전 세계에 걸쳐 광범위하게 도감청을 해왔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김 전 의원은 "우리 국가정보원은 미국의 CIA이고, 신호정보를 전문적으로 감청하는 미국 내 가장 큰 정보기관이 국가안보국(NSA)"이라며 "우리는 (NSA에 해당하는 독립기관이) 따로 없고 예하 부대만 있지만, 미국은 여기(NSA)가 석사급 이상만 3만8,000명으로 CIA보다 규모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의 신경망처럼 깔려 있는데 (파이브아이즈 회원국이 아닌) 우리 정부는 접근을 못 한다"며 "용산공원을 앞으로 어떻게 조성할지는 (용산기지가) 너무나 비밀스러운 공간이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잡을 수가 없고, 만약에 이것(미군 정보수집시설)을 옮기고 진짜 시민들에게 돌려주려 하면 미국은 상당한 이전비용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하에 매설된 케이블, 신경망이 용산에 모여 하나의 뇌를 구성한다"며 "이런 부분은 별도 합의를 요구할 것이고, 여기엔 당연히 비용이 수반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땅을 파고 지하수 오염을 다 조사해야 하지만, (미군 면책 조항이 있는) 한미행정협정(SOFA) 때문에 한미 공동실사를 한 번도 못 해 봐 환경오염 (정화) 비용이 얼마인지 알 수도 없는데 (추가 비용까지 떠안을 수 있다)"며 "윤석열 당선자가 생각하듯이 용산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그 일부를 집무 공간 연장으로 하려면 불가능에 가깝다. 아니면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