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의 길, '의무 명예 국가'

입력
2022.05.12 04:30
26면
5.12 더글러스 맥아더

군 최고 계급은 어느 나라나 대장(4성)이지만, 미국에는 모두 9명의 5성 장군, 즉 원수(元帥, General of the Army)가 있다. 2차대전 연합군 지휘와 패전국 관리를 위해 미 의회가 1944년 12월 임시로 승인(Public Law 482)한 계급으로, 의회는 1946년 3월 영구 법제화(Public Law 333)했다.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1880~1964)가 그중 한 명이다.

그는 미 육사를 졸업하고 1903년 임관해 만 44년간 양차대전에 참전했다. 참모총장까지 지내고 1937년 대장으로 퇴역했다가 1941년 극동군 최고사령관으로 현역 복귀했고, 전후 원수 계급장을 단 집정관으로서 일본의 탈군국주의화를 주도했고, 한국전쟁 유엔군총사령관으로서 인천상륙작전을 이끌었다.

1951년 4월, 퇴역 연설의 유명한 문장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Old soldiers never die, They just fade away)"는 '친절한 마음은 결코 죽지 않는다(Kind thoughts can never die)'란 제목의 가스펠송을 패러디한 영국 군가 후렴구다. 맥아더는 그 구절을 환기하며 "신이 밝은 빛으로 보여준 바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 했던 그 노병처럼, 이제 나도 군 생활을 마감하고 다만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더 널리 기억되는 건 1962년 5월 12일 미 육사 최고 상인 '실바누스 세이어 어워드(Sylvanus Thayer Award)' 수락 연설이다. 그는 그 상이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군인의 도덕 규범(moral code)을 환기하고자 주어진다고 믿는다며 세 단어, '의무와 명예, 국가(Duty, Honor, Country)'를 언급했다. "용기가 고갈되려 할 때 용기를 북돋우고, 믿음이 흔들릴 때 믿음을 되찾고, 희망이 스러지려 할 때 희망을 다시 일으킬 결집점이 그 신성한 세 단어입니다."

최윤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