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백악관發 코로나 집단감염? 출입기자단 만찬서 환자 속출

입력
2022.05.09 17:26
바이든 대통령도 참석한 지난달 30일 기자단 만찬
블링컨 국무장관,  WP 기자 등 잇따라 코로나 확진
트럼프 '배럿 지명 환영식' 집단 감염 떠올리게 해


지난달 말 개최된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이 뒤늦게 입길에 오르고 있다. 참석자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후 열린 행사에서 확진자가 속속 발생하면서 워싱턴 정ㆍ관계 및 언론계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당시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했던 워싱턴포스트(WP) 및 ABC방송, 미국의 소리(VOA) 기자 등 수 명이 이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이다 위안 WP 기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코로나19 양성 판정 사실을 밝히면서 “마스크를 착용했었어야 했다”고 후회했고, 역시 확진된 줄리아 요퍼 퍽뉴스 백악관 출입기자도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입원할 정도의 중증 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석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도 연쇄 감염 물결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만찬 행사에서 나름 방역 조치를 실시했음에도 확진자가 다수 나오면서 불안감은 커진다. 만찬에 앞서 모든 참석자는 당일 코로나19 음성 테스트 결과와 함께 백신 접종 기록을 제출해야 했다고 더힐은 설명했다.

그럼에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앞서 4일 확진됐고 해당 행사에 2,600여 명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정ㆍ관계에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초 3년 만에 재개된 한 언론인 클럽 행사에 참석했던 인사들 가운데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대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공보국장, 바이든 대통령 여동생 등이 줄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바 있다.

이번 만찬발(發) 감염이 2020년 9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백악관 집단 감염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에서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을 열었는데,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및 부인 멜라니아, 켈리엔 콘웨이 전 선임고문 등 수십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CNN은 해당 행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딴 세상 같았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도 역시 마스크 착용은 강제되지 않았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