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힘… 하원의장 반대파 돌려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여당 장악력을 증명했다. 측근 하원의장과 대립하던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막판 전향을 이끌어 냈다. 마이크 존슨 미국 연방 하원의장은 3일(현지시간) 출범한 제119대 연방 의회의 새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 과반인 218표를 확보해 재선에 성공했다. 존슨 의장은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이다.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215표를, 공화당 톰 에머 의원이 1표를 각각 받았다. 1차 투표에서 결론이 났다. 깔끔하지는 않았다. 애초 존슨 의장은 최소 과반 218표에 미치지 못하는 216표를 얻는 데 그쳤다. 토머스 매시, 랄프 노먼, 키스 셀프 등 공화당 의원 3명이 이탈한 결과였다.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 소속 맷 게이츠 의원 사임으로 공화당 219석, 민주당 215석 구도다. ‘전원 투표, 민주당 비협조’를 가정할 경우 공화당은 소속 의원 두 명만 딴마음을 품어도 일반적 의결 정족수인 과반을 채우지 못한다. 막판까지 존슨 의장 지지표는 과반을 한참 밑돌았다. 앤디 빅스, 마이클 클라우드, 엘리 크레인, 폴 고사, 앤디 해리스, 칩 로이 등 공화당 의원 6명이 처음에는 기권 의사를 표시했다. 일부 공화당 극우파도 호명 뒤 곧장 입장을 밝히지 않고 뜸을 들였다. 모두 존슨 리더십에 대한 불만 표시로 해석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결과적으로 존슨이 의사봉을 쥐기는 했지만 공화당 내부의 깊은 분열이 드러났다”고 논평했다. 반대파를 돌려세운 이는 트럼프 당선자였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존슨 의장이 노먼과 셀프 의원을 설득하는 동안 두 의원과 통화했다. 재정 지출 최소화와 타협하지 않는 태도가 두 사람이 속한 공화당 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의 지도부에 대한 요구다. 첫 투표 마무리 전 두 의원이 존슨 의장 지지로 입장을 바꾸며 반군은 투표 전부터 공개적으로 존슨 의장에 반대해 온 매시 의원만 남게 됐다. 빅스 의원은 트럼프 당선자의 지지가 없었다면 존슨이 재선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하원의장 선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마이크는 훌륭한 의장이 될 것이고, 우리나라가 그 혜택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민은 상식과 힘, 리더십을 4년이나 기다려 왔다.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위대해질 것”이라고도 했다. 존슨 의장은 재선 직후 “(새 하원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다시 미국인의 이익을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자의 핵심 공약인 불법 이주민 추방과 국경 장벽 건설을 자신의 급선무로 꼽았다. 이날 활동에 들어간 119대 미국 연방 의회는 양원 모두 트럼프 당선자 소속 정당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공화당은 100석인 상원에서 53석, 435석인 하원에서 219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