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연장전 된 李·安 지방선거 등판, 혼란스럽다

입력
2022.05.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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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8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 (대선 패배의) 무한책임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같은 날 성남 분당갑 출마를 선언하며 “수도권에서의 승리를 통해 새 정부 성공의 초석을 놓겠다”고 장담했다. 두 거물 정치인이 선거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자처하면서 6·1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이 되는 형국이다. 새 정부 출범부터 대결 정국이 이어지며 국정 혼란이 있을까 우려된다.

이날 출마선언에서 두 사람은 선당후사의 결단임을 강조하며 ‘대선 패배 후 너무 이른 복귀’ ‘기존 지역구를 버리고 안전한 지역을 선택했다’는 비판을 무마하려 했고, 지역구 현안을 넘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발언으로 날을 세웠다. 안 위원장은 “성남 주민은 전임 시장과 도지사의 법적ㆍ도덕적 타락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자이며 고통스러운 불명예를 안고 사는 분들”이라며 “분당과 성남, 경기도의 리더십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 전 지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전 지사는 “국민의힘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 공격이 출마를 결심한 한 요인”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심판자가 선택받았다. 지방선거에서는 심판자 아닌 일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후 두 달여 만에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일정상 뻔히 예상되는 일이었지만 새 정부가 안착해야 할 때 선거정국에 휘말리는 것은 걱정스러운 면이 많다. 윤석열 당선인부터 인사·국정 계획에 전념해야 할 인수위 시기에 지역 방문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고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결격 사유가 드러나며 임기 초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임명동의를 놓고 여야는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고 이런 상황은 새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위기와 북한과의 긴장감 고조 등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 국정 공백이 없도록 정부가 현안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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