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만64명으로 집계됐다.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2,300명가량이 늘었다. 1주일 전에 비해 확진자 수가 늘어난 건,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 구간이었던 지난 3월 23일 이후 46일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5월 한 달간 5만 명 안팎의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오미크론의 긴 꼬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확진자 증가에 대해 방역 당국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확진 규모의 변경 추이는 하루 확진자 변화로는 평가하기 어려우며, 주평균 확진자 규모의 변화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3월 셋째 주 주평균 약 4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정점을 이룬 뒤 7주 연속 감소 중이며, 5월 첫째 주는 주평균 3만8,059명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의 완만하게 유행 감소 추세가 변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확진자 감소세는 유지되지만, 감소폭 자체는 줄어들고 있다. 4월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는 전주 대비 주평균 확진자 감소폭이 28.6%에서 40.8%까지 점차 커졌으나 4월 넷째 주와 5월 첫째 주는 34% 수준으로 둔화됐다.
위중증자와 사망자 수도 감소세가 완만해졌다. 지난달 14일 세 자릿수로 떨어진 위중증자 수는 4월 22일 833명을 기록한 후 2, 3일 만에 100명 정도씩 줄어들었지만, 4월 30일 이후로는 9일 연속 4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사망자 역시 일별 편차가 있긴 하지만 4월 30일을 기점으로 70~80명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작부터 오미크론 유행이 감소하더라도 '긴 꼬리'를 남기며 한 달 이상 장기간 소규모 유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의 감소세 둔화는 이 같은 꼬리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5월부터는 오미크론 꼬리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8일 확진자가 소폭 증가한 데는 방역 조치 완화, 징검다리 연휴에 따른 이동량 증가 등에 더해 상대적으로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세부 계통 변이인 BA.2.12.1, BA.4, BA.5 등이 국내에 유입된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천 교수는 이어 "새로운 하위변이들이 우세종이 되면 미국처럼 소규모 유행이 몇 차례 반복될 수 있으며, 이 같은 양상은 5월 한 달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일상 속 방역 대책으로 식사 중 최대한 대화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이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식사 중 대화를 한 경우는 12.5%가 감염된 반면, 대화를 하지 않은 경우는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천 교수는 "최근 저녁 모임이 급격히 늘었는데, 이 때도 최대한 빨리 식사를 마친 뒤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나누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