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럽연합(EU)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한국의 대(對)EU 수출 역시 최대 3.2%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해외 경제 포커스 ‘우크라이나 사태가 EU경제 및 한·EU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한·EU 간 교역구조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EU 수출은 EU의 내수 둔화 및 공급망 차질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EU의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EU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수입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54.8%에 달하고, EU의 에너지 총수입에서 이들 두 국가 비중은 26.3%로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EU의 수출 감소 영향보다 수입 감소에 따른 △생산차질 △물가상승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인한 내수부진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U의 수요 둔화는 한국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EU 수출은 여타 국가에 대한 수출과 달리, 최종재 수출 비중이 40%가 넘는 구조를 가진 만큼 EU의 수요 둔화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형태다.
이에 보고서는 EU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한국의 EU 수출은 2.1~3.2% 감소하고 수출 증가율은 1.2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수입 부족으로 인한 EU의 생산 차질은 자동차 부품·배터리 등 중간재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EU 경기 회복세 둔화로 인한 우리 수출의 부정적 효과가 수출 기업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EU에서 조달하는 반도체 제조 장비나 선박 등 핵심부품의 생산 가능성을 살펴보고 재고 확보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