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56세로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은 50년 넘게 활동하며 한국영화의 기둥이자 버팀목 역할을 했다. 1971년 동양방송 드라마 ‘똘똘이의 모험’으로 공식 데뷔해 올해 공개될 넷플릭스 영화 ‘정이’까지 한국 대중문화 주요 대목마다 고인이 있었다. 사진을 통해 고인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강수연은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집앞 골목에서 캐스팅되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1971년 드라마 '똘똘이의 모험'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고인은 방송과 영화, CF 등 대중문화 여러 영역을 두루 경험한 후 고교 2학년 시절 영화에 전념하기로 결심한다. 'W의 비극'(1985)을 통해 성인 배우로 변신하고 '고래사냥2'(1985)로 곧바로 흥행 배우로 떠오른다.
고인은 성인 배우로 영화에 전념하자마자 충무로 간판으로 떠오른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로 청춘영화 바람을 일으켰고, '씨받이'(1987)로는 한국 배우 최초로 베니스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아역 배우는 성인 배우로 성공할 수 없다는 속설을 뒤집은 결과였다.
고인은 20대 초반부터 최정상급 배우로 활동했으나 자신의 성취에 만족하지 않았다. 접대부('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속물 지식인('경마장 가는 길'), 궁중 암투를 벌이는 조선 왕실 여인 장녹수('연산군') 등 다종다양한 배역을 두루 맡으며 한국 영화 간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고인은 2001년 SBS 드라마 '여인천하'가 시청률 30%대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나 이후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급격히 줄어든다. 1998년부터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으로 일하는 등 문화행정가로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2015년엔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위촉돼 영화제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고인은 2017년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자진 사퇴한 후 4년가량 두문불출했다. 지난해 7월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정이' 출연을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10월엔 제3회 강릉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마지막 손님으로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4년 만에 공식 석상에 나타난 모습이었으나 대중에게 보인 마지막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