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먹튀' 논란 이창양, "유학자금 국가 환원 뜻 없어"

입력
2022.05.0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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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유학 때도 공무원 봉급 50% 수령

공무원 재직 시절 국비유학으로 스펙을 쌓은 뒤 직장을 그만두고 교수가 돼 ‘혈세 먹튀’ 논란에 휩싸인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유학 자금을 국가에 환원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자비로 갔던 박사 유학 기간에도 공무원 월급의 50%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상공부(현 산업부) 사무관으로 일하던 1993년 두 차례 휴직한 뒤 총 3년 4개월간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박사 취득 후에는 5개월 만에 공무원을 그만두고 이듬해 카이스트 교수로 임용됐다. 이를 두고 “나랏돈으로 유학을 다녀와 개인 스펙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이 후보자가 석사 유학을 가기 위해 활용한 정부 국외훈련 제도의 선발 요건 중 하나는 '훈련 이수 후 상당 기간 근무가 가능한 자'였는데, 이런 제도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석사(1993년 7월~1995년 6월)는 국비유학이었지만, 박사(1995년 6월~1995년 10월ㆍ1998년 8월~1999년 7월) 과정은 자비유학이었다”며 먹튀 비판을 일축했다.

그러나 6일 홍정민 민주당 의원 확인 결과, 이 후보자는 박사 과정 기간에도 ‘유학 휴직’ 제도를 활용해 봉급의 절반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박사는 자비유학이었으니 떳떳하다"는 이 후보자 해명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이 홍 의원의 지적이다.

이 후보자는 여전히 떳떳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음은 홍 의원과 이 후보자의 서면 질의 및 답변.

▶홍 의원: “국비유학 프로그램으로 얼마를 받았나. 선발 당시 경쟁률은 얼마나 됐나.”

▷이 후보자: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확인이 곤란하다.”

▶홍 의원: “박사학위 취득 이듬해 퇴직하고 교수가 된 것이 국비 유학 취지에 적절한가.”

▷이 후보자: “박사는 자비유학이었다. 퇴직도 규정에 근거해 적법 절차에 따라 했다.”

▶홍 의원: “국비 유학을 개인 커리어로 활용했다는 평가에 대한 생각은.”

▷이 후보자: “총무처가 주관한 ‘국외장기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객관적 절차를 통해 선발된 것이다.”

▶홍 의원: “장관 취임 시 앞으로 먹튀 공무원을 막기 위한 대책은.”

▷이 후보자: “교육훈련법령 등 해당 기준을 적극 준수하겠다.”

▶홍 의원: “유학 자금을 국가에 환원할 의향은 없나.”

▷이 후보자: “장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산업 경쟁력 강화,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이 후보자 인사 청문회는 오는 9일 열린다.

이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