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英과는 무기 지원 논의 獨에는 "수뇌부 초청" 연쇄 통화

입력
2022.05.06 08:46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장거리 무기 제공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을 거절당했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도 통화해 독일 수뇌부를 우크라이나로 초청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항전을 펼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독일과의 미묘한 갈등 관계를 봉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해석이다.

영국 총리실은 5일(현지시간) 존슨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전황과 함께 양국 정상이 민간인 폭격 방지를 위한 장거리 무기 제공을 포함해서 우크라이나군에 필요한 사항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는 또 전쟁범죄 증거 수집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며 “이들이 며칠 후 다시 통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앞서 3일 우크라이나 의회 화상 연설에서 3억 파운드(약 4,755억원)에 달하는 추가 군수지원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영국이 새로 지원하는 무기에는 전자전 장비와 대(對)포병 레이더 시스템,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장비, 야시경 등 첨단 장비가 대거 포함될 예정으로 고립된 우크라이나군에 물품을 지원할 수 있는 중형 화물 드론 시스템도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원했던 대전차 미사일 등까지 포함하면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총 5억 파운드 상당의 군사적 지원을 하는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도 45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고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자이퉁(SZ) 등이 전했다. 독일 대통령실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이날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의 침략에 대항한 우크라이나인들의 용기 있는 싸움에 연대의식과 존경심,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에 화답,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비롯한 독일 수뇌부 모두를 우크라이나로 초청했다고 SZ는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중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을 거절해 외교적 소동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앞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바르샤바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거부됐다고 밝혔다. 당시 외신들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전력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