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코리아의 ‘콜 마이 네임’은 고객이 스타벅스 앱에 이름을 등록하고 음료를 주문하면 직원이 그 이름을 호출하면서 음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 한국에서 처음(2014년)으로 선보였다. 고객들은 실제 이름은 물론 닉네임을 등록할 수도 있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행위로 고객과의 친화력을 높이려는 마케팅 기법이다.
□ 콜 마이 네임 서비스가 노동차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서비스 이용을 위해 앱에 등록할 수 있는 이름으로 노동자, 노동조합 권익과 관련된 단어는 등록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철폐’, ‘스타벅스 노조’ 등을 입력하면 사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 반면 ‘최저임금 인하’, ‘최저임금 동결’ 등은 사용이 가능하다. “고객과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와 어긋난다”며 노동차별과는 무관하다는 게 스타벅스 코리아의 해명이지만 지켜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 공교롭게도 미국 스타벅스 본사 역시 노조차별로 비판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간부부터 바리스타까지 모두 ‘파트너’라고 부르는 등 직원을 존중하는 경영철학을 지닌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는 노조에 적대적인 기업인으로 악명이 높다. 그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노조를 만들지 않고 회사의 가치와 문화를 포용하는 것이 미국 노동자의 권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3일 2년 이상 일한 바리스타의 임금 5% 인상을 포함해 복지 확대를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혜택은 노조가 없는 매장에만 한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지난해 8월부터 노조결성 투표를 추진했고 이 중 50여 곳이 스타벅스노동자연합이란 노조에 가입하기로 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 ‘노동자와 자본가는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눈 존재’라는 말처럼 양자의 긴장과 갈등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노동자 권리를 옹호하는 기색만 보여도 기함하는 기업(인)의 모습은 볼썽사납다. 어떻든 칼자루를 잡고 있는 건 기업이 아닐까. 의도든 아니든 스타벅스의 노동차별 의혹이 유쾌하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