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까지 바꾸며 절치부심한 수원 삼성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휴식기 이후 한 달 만에 열린 K리그1(1부리그) 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ACL 조별리그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하며 정신적·체력적 타격을 입은 울산 현대는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재정비가 절실해졌다.
수원은 5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0라운드 울산과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여 만에 육성 응원에 나선 수원 팬들은 목청껏 응원가를 부르며 오랜만의 승리를 즐겼다.
경기는 초반까지 팽팽했다. 하지만 ACL 일정으로 귀국 나흘 만에 원정 경기를 치르게 된 울산은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특히 전반 26분 김성준이 높은 태클로 퇴장을 당하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뒤이은 이기제의 왼발 프리킥은 조현우 골키퍼가 선방했지만, 10명이 뛰게 된 울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갔다.
이에 수원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베테랑 염기훈을 교체 투입하며 기회를 노렸다. 이병근 감독의 용병술은 적중했다. 왼발 크로스와 재치 있는 패스로 왼쪽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던 염기훈은 결국 선제골의 디딤돌을 놨다. 후반 18분 염기훈이 박스 바깥에서 넣어준 공이 정승원을 거쳐 사리치에게 연결됐고, 사리치가 박스 중앙에서 날린 슛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며 골망을 갈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울산은 후반 24분 레오나르도를, 후반 30분 이청용을 투입해 반격에 나섰지만 수원의 간절함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2월 26일 수원FC전(1-0) 이후 2달여 만에 시즌 2승째(2승4무4패)를 거뒀다. 수원의 새 사령탑이 된 이병근 감독은 수원 감독으로 첫 승리를 챙기며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ACL 조별리그 탈락 이후 K리그1에서 반전을 노렸던 울산(7승2무1패)은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한편 제주 유나이티드(4승4무2패)는 성남FC에 2-1로 이기며 4경기 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제주는 경기 시작 18분 만에 조나탄 링이 제르소의 패스를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어 전반 27분에는 제르소가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3연패에 빠진 성남(1승2무7패)은 12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선 전북 현대와 FC서울이 1-1로 비겼다. 전북은 류재문의 헤더로 경기를 리드했다. 하지만 ACL 강행군으로 지친 전북은 후반 44분 동점골을 내줬다. 루빈 카잔(러시아)에서 뛰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서울에 입단한 황인범은 후반 교체 투입으로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