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높이는 낮게, 초청석에 더 가까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10일 열릴 취임식을 앞두고 실무진에게 내린 ‘특별 주문’이다. 윤 당선인이 서서 취임사를 읽을 단상을 추첨과 추천을 통해 초청받은 일반국민들이 앉아 있는 곳에 보다 가깝게 ‘전진 배치’하고, 높이도 확 낮추라는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메시지를 내는 첫 공식 행사인 만큼, ‘국민에 더 낮은 자세로, 한걸음 더 다가서겠다’는 의지가 투영돼 있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도 ‘소통’과 ‘미래’를 취임식 주요 테마로 잡고 세부사항을 막판 조율 중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4일 “국내외 귀빈과 주요 초청 인사들을 병풍처럼 뒤에 앉혀 놓고 새 대통령이 취임사 낭독과 선서를 하는 게 그간의 관례였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내외빈 단상 앞쪽에 발표용 단상을 따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선후보 시절 유세 현장에서 일자형 무대 대신 ‘T’자형 연결무대로 대국민 접촉면을 늘렸던 경험을 취임식에서도 이어가는 셈이다. 국회 본청 앞에서 취임식을 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두 내ㆍ외빈석 중앙에 서서 취임사를 읽었다.
윤 당선인은 3m가 넘는 내ㆍ외빈석 단상에서 아예 바닥으로 내려와 취임사를 읽는 방안도 저울질했다고 한다. 다만 이 경우 뒤쪽에 앉은 귀빈들이 윤 당선인을 전혀 볼 수 없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이에 발표용 단상 높이를 귀빈석 단상보다 낮게 해 윤 당선인이 내려오도록 하는 절충안이 채택됐다. 당선인 측 요청에 따라 발표용 단상 양옆에 계단을 설치해 윤 당선인이 취임사를 다 읽은 후 내려와 국민초청석에 자리한 시민들에게 직접 인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귀빈석 단상 뒤쪽엔 어린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그린 그림 100장이 배경으로 설치된다. 취임준비위가 지난달 24일 취임식 사전행사 격으로 진행한 ‘어린이가 꿈꾸는 대한민국’에서 채택된 작품들이다.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취임식 슬로건에 걸맞게 어린이들을 통해 미래지향의 의미를 강조하려는 의도다.
또 이번 취임식에서 연예인의 축하 공연이나 에어쇼는 하지 않기로 했다. 취임준비위는 ‘이웃과 취약계층’이 주축이 된 취임식 공연을 구상하고 있다. 감동 스토리를 가진 성악가의 축하 공연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공군 특수비행단 ‘블랙이글스’의 축하 비행도 처음엔 검토했으나, 소음을 유발하는 데다 취임식 취지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최종 검토 단계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