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사퇴에다 교육감 선거까지... 尹정부 교육정책 어디로

입력
2022.05.04 17:50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이 어디로 갈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거론한 교육 분야 국정과제는 구체성과 정교함이 떨어지고, 각 교육감들은 선거를 앞두고 있는 데다, 정치인 출신 유은혜 장관은 바로 물러나는데, 김인철 후보자는 낙마해버렸다.

유은혜 물러나고, 새 장관은 없고, 교육감들은 줄줄이 선거로

4일 교육계에 따르면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전날인 3일 갑자기 사퇴하면서 당분간 교육부 수장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직인 유은혜 부총리 겸 장관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날인 9일을 끝으로 소임을 마무리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새 후보자가 지명될지조차 불투명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종철 교육부 차관이 일정 기간 장관을 대행하는 '어색한 동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내달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의지를 나타낸 현직 시도 교육감들도 예비후보 등록과 동시에 직무가 정지된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동시에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갈등이 첨예한 각종 정책을 조정하고 대안을 내놔야 하는 교육부 수장의 부재가 정권 초기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수위 국정과제도 AI 외엔 없어 ... 뭘 하려나

그렇다고 새 정부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려 보인 것도 딱히 없다. 지난 3일 공개된 새 정부 국정과제 또한 내용 자체가 모두 어정쩡하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는 존치를 거론하는 듯하면서도 딱 부러지게 언급하진 않았고,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도 보완하되 그대로 추진키로 했다.

당장 이 둘이 충돌하는 지점이 생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교학점제에서는 내신 절대평가가 확대되는데, 이렇게 되면 내신 상대평가에서 불리하다는 자사고·외고의 유일한 단점이 사라진다. 자사고, 외고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정교한 완충 장치 같은 걸 마련하지 않는다면, 자사고 외고가 존재하는 이상 고교학점제가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국정과제 중에 눈에 띄는 건 인공지능(AI) 활용을 적극 강조한다는 부분인데, 이 또한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다.

국정과제를 보면 정부는 초·중등교육 현장에서 소프트웨어(SW)·AI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교육 수업을 늘리고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AI 기반 학력진단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반면 과밀학급 해소나 정규수업 내실화 등 이를 실현할 구체적 내용은 빈약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기승전AI' 방안이 우리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논평했다.

윤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