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월마트 제치고 미국 리테일 시장 1위 올라

입력
2022.05.04 14:41
점유율 아마존 9.4%, 월마트 8.4% 
의류는 두 배 이상 격차 벌려

지난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해 유통의 모든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아마존이 지난해 드디어 미국에서 유통 분야 부동의 1위 기업인 월마트를 추월하고 1위에 올랐다.

미국의 지불 결제 분야 전문 매체인 PYMNTS가 최근 아마존과 월마트의 실적 보고서를 분석해 지난해 미국 소비자들의 리테일 부문 총지출이 5조 5,00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중 아마존은 5,100억 달러로 점유율 9.4%를 차지했다고 공개했다. 부동의 1위였던 월마트는 점유율 8.6%인 4,720억 달러를 기록해, 아마존에 0.8% 포인트 뒤졌다.

월마트가 2014년 가계 지출 점유율 9.1%를 기록한 이후 성장이 장기간 정체된 가운데, 지난해에는 8.6%까지 줄어든 것이다. 반면 2014년 점유율 2.2%에 불과했던 아마존은 2018년 5.8%, 2019년 7.0%, 2020년 9.1% 등 고속 성장을 계속 이어왔다. 부문별로는 아마존의 전자, 가전제품 매출이 1,080억 달러, 24.5% 점유율로 9.9%에서 매년 하향세를 보여온 월마트의 5.1% 보다 거의 5배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은 스포츠 용품 취미, 음악, 서적 부문에서도 매출 770억 달러, 17% 점유율로 월마트를 크게 압도했다.

반면 월마트는 식음료 부문에서 지난해 매출이 2,640억 달러, 아마존은 270억 달러로 약 10배 차이를 보이며 강세를 유지했다.

아마존이 월마트를 추월할 수 있었던 결정적 분야는 의류 액세서리와 신발 등 패션 부분이었다. 아마존은 지난해 의류 부문 매출 910억 달러, 14.6% 점유율로 월마트의 410억 달러, 점유율 6.5%을 거의 3배가량 압도했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썩 밝지 않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에서 강점을 활용해 지난 2년 여간 코로나 특수를 누려왔지만, 최근 들어 외출이 늘어나면서 매출 감소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소비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매출 증가율이 3.7%로 둔화하며, 38억 4,4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44% 매출 증가율과 81억 달러 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에 실적과 비교하면 거의 패닉 수준의 성적표이다. 2분기 매출 전망도 3~7%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패션 전문 매체 어패럴뉴스가 보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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