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로 중단됐던 K리그1(1부리그)이 5일 재개된다. 지난달 10일 9라운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선두 울산 현대는 ACL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기세가 꺾였다. 전북 현대와 대구FC는 16강에 진출하면서 'K리그 1위팀' 울산의 자존심은 구겨졌다. 그 사이 사령탑이 바뀐 팀도 있다. 리그 초반 찾아왔던 긴 휴식기는 향후 경기에도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울산으로선 빨리 ACL 탈락의 충격을 터는 게 관건이다. 올 시즌 홍명보호는 개막 후 9경기 무패(7승2무) 행진을 달리며 17년 만의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악몽을 겪지 않으려면 빠르게 팀을 재정비해야 한다. 울산은 지난해 ACL 4강에서 탈락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당시 리그 선두를 달리다 ACL 4강에서 동해안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에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내심 트리플(ACL·FA컵·정규리그 3관왕)까지 노렸던 울산의 후유증은 오래갔다. 나흘 뒤 치러진 경기에서 강등권 성남FC에 패하며 선두 자리를 전북 현대에 내줬고, 사흘 뒤엔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에마저 패하며 FA컵 4강에서 탈락했다.
전북과 대구는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전북은 일찍 개막한 이번 시즌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오래 걸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지만 3월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하며 리그 11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ACL에선 3승3무로 16강에 진출하며 기세를 올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올랐다가 올 시즌엔 10위(2승 2무 5패)에 그치고 있는 대구도 ACL 선전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알렉산더 가마 감독은 "ACL에서 좋은 경기를 많이 치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만들어 낸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과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고, 자신감도 얻었다. 한국에서도 분위기를 이어 나가겠다"고 각오했다.
나머지 팀들엔 전열을 가다듬는 휴식기였다. 3월 이후 7경기 무승에 그치며 11위에 머문 수원 삼성(1승 4무 4패)은 박건하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새 사령탑에는 이병근 감독이 선임됐다. 1996년 수원 창단멤버이기도 한 이 감독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를 이끌었다. 그는 5일 울산전에서 수원 감독 데뷔 첫 승에 도전한다. 김남일 감독이 사의를 표하는 등 뒤숭숭했던 성남FC도 반등을 꿈꾼다. 성남은 올 시즌 9경기에서 20실점을 하며 리그 최하위(1승 2무 6패)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달 27일 FA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