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코로나 19 이후에도 ‘상시 재택근무'를 유지하기로 했다. 벤처나 스타트업이 아닌 기존 금융권 대기업 가운데는 첫 사례다. 보안이 엄격하고 보수적인 금융사에서조차 상시 재택근무를 선택하는 기업이 나오면서, 재계 전반에 불고 있는 근무방식 변화 바람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이달부터 상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한다고 2일 밝혔다. 현대카드는 사무실 근무 필요 정도에 따라 조직을 3그룹으로 분류하고, 그룹별로 월 기준 20~40%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카드가 코로나19 때문에 임시로 도입했던 재택근무를 상시화시킨 것은, 재택 근무를 해도 업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그간 유연근무제 등을 경험하면서 자율성에 기대는 제도의 장점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미 일부 대기업과 IT 기업은 재택근무를 포함한 자율근무 제도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재택근무·출퇴근 시간 등 근무형태를 구성원 자율에 맡기고 있다. SK텔레콤도 '거점 오피스' 등을 만들어 재택근무와 출근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러던 와중에 금융권 대기업인 현대카드도 재택근무를 상시화하기로 하자, 금융권에도 재택근무 제도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이 재택근무를 상시화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일주일 중 3일을 재택근무로 하던 시스템을 ‘엔데믹’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시작했지만 직원 만족도가 높아 현재 운영 중인 재택근무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 등 근무 체계에 대해 다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은행권 등은 업무 특성상 보안이 중요하고, 기업문화도 보수적이라 재택근무가 단기간에 확산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에도 영업점은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았다"며 "은행의 핵심인 대면영업의 손실을 감안하면서까지 재택근무를 도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