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안 하고 오신 거예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내정 후 19일 정도 준비기간이 있었는데, 답변하시는 거 보면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습니다. 전문가로서 공부를 제대로 하긴 한 겁니까?" (임종성 민주당 의원)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게 쏟아진 질책이다. 한 후보자는 이날 좀처럼 똑부러진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환경정책 전문가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정책을 설계할 적임자"라고 한 바 있다.
기후위기 상황에서 환경부 업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40%에 대해선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40%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이기에 어떤 부분에서 얼마나 감축할 수 있는지 과학적, 논리적 규명이 필요하다"면서도 현재 나와 있는 안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부족한지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에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지금 제시된 안도 전문가들이 최선을 다해 도출한 것인데, 막연히 추상적으로 '미흡하다'고만 해선 안 된다"고 꾸짖었다.
윤 당선인이 "용산공원 시민 개방을 서두르겠다"고 했다가 논란을 빚은 미군기지 내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말을 얼버무렸다. 미군기지 내 환경오염 정화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를 묻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 질의에 한 후보자는 "그 부분에 대해선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가 "환경전문가로 내정됐는데, 이 질의를 생각하지 못했냐"는 소리를 들었다.
애경과 옥시의 반대로 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조정위원회 관련해서도 소신을 드러내지 못했다. 현재 애경과 옥시는 기업 간 분담금 조정비율과 '종국성' 담보를 빌미로 조정안에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종국성이란 이번 피해 분담금을 끝으로 더이상 기업에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뜻이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이 이에 대해 묻자 한 후보자는 "후보자 신분이라 여기서 말하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열어 놓고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 같은 말만 반복했다.
급기야 종국성에 대해서는 "신규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기업의 부담을 면제하는 건 현행법상 어렵다"며 "기업이 책임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사실상 종국성 문제를 정부가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조정위가 "환경부 장관이 직접 조정위 권고안을 수용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범정부 후속관리대책을 설명하는 것으로 대정부 관련 사항의 실효성을 담보하겠다"고 한 것과 배치된다.
가습기살균제 조정과 비슷한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송옥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만 답했다가 질타받았다. 그는 송 의원이 "환경부 소관 사안인데 '잘 살펴보겠다'고 답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되묻자 "제가 긴장했다"라면서 "잘 살펴보겠다"라고 다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