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투표 성사 어렵다...그래도 꺼낸 까닭은"

입력
2022.05.02 13:00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국민투표법 성사 어렵다고 봐"
"시간상 어렵고 강제력도 없어"
"국민 피해 커 국민투표 카드 사라지지 않을 것"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강행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제안에 "(성사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상으로도 촉박하고, 실효성이 없을 가능성 때문이다.

하 의원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투표 카드는 성사가 가능하다고 보고 꺼낸 카드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진행자가 어려운데도 국민투표를 꺼낸 이유를 묻자 하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이 실행되면) 국민 다수가 피해를 입어 국민들한테 알려야 되는 취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토해보니까 어쨌든 저희가 발의해 놓은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가) 시간적으로 어렵다"고 털어놨다. 법안을 본회의에 넘겨야 하고 통과하더라도 법률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절차(국무회의 의결, 보름 전 공포), 선거관리위원회의 국민투표 준비 절차 등을 볼 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4년 7월 국내 거소 신고가 안 된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국민투표법 14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2015년 말까지 이 조항을 개정하라고 했지만 개정 입법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해당 조항은 2016년 부로 효력을 잃었다.

하 의원은 "8년간 아무도 손을 안 댔다"며 "국회가 집단적으로 반성해야 된다. 특히 국회의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헌법재판소에서 고치라고 한 것은 꼭 체크해서 국회의장이 각 상임위에 바꿔라(고 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저는 정보위 간사고 국방위니까 우리 상임위 소관 헌법불합치 난 건 제가 챙겨서 법 개정안 발의하고, 그래도 늦으면 발의와 심의에 1년 이상 걸리는데 이 기능이 명확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회법을 바꾸든지 해서 국회의장 임무 중에 헌법불합치 된 건 즉각 상임위에 회부한다든지 (해야 한다)"며 "아무튼 국회가 반성해야 될 문제고 그래서 민주당도 이번에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올라가면 바로 처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 검수완박 법안 국무회의 상정 말아야"

국민투표가 실시되더라도 실효성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하 의원은 "국민투표 자체도 법적인 구속력이나 강제력이 없다"며 "개헌 같으면 개헌 법에 국민투표 통해서 하면 헌법을 바꾸게 돼 있는데 국민투표법 자체는 '도구법'이라서 민주당이 '우리는 참고만 하겠다'고 하면 여론 압박은 되겠지만 사실 강제할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하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이) 국민들한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피해를 주기 때문에 그걸 알리는 차원에서 국민투표 이야기가 나왔고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투표 카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여론전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국무회의 연기 요청에는 "윤석열 정부한테 맡기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안 공포권을 가진 대통령이 거부할 수도 있는 이유는 (개념상) 법을 집행하는 행정부이기 때문에 그렇다"며 "문제는 문재인 정부는 집행을 안 하고, 윤석열 정부가 집행하니까 실질적인 공포권이나 거부권은 집행하는 행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즉 "떠나가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거부도 하지 마시고, (국무회의에) 상정을 안 하시는 게 좋다"는 것이다.



"김인철, 자기 이익만 챙기고 살아와"

한편 이날부터 시작된 내각 후보자들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하 의원은 "장관은 공익을 대변하는 자리라, 본인의 삶이 얼마나 공익을 대변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았는지(가 중요하다)"라며 "너무 자기 이익만 챙기고 살아온 분들은 안 하시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대표적으로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집안 가족이 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는데 물론 받을 자격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 국민들이 볼 때 너무 과하고 개인의 이익만 앞세우고 산 분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