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퇴행성 관절염으로 불리는 골관절염은 연골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 등으로 관절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골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부드러운 연골이 어떤 원인으로 인해 손상돼 발생한다.
원인은 연령, 가족력, 비만, 관절 외상 또는 염증 등이 지적된다. 어려서부터 관절에 병을 앓았다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반드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
전상현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관절염은 사망에 이르는 질환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통증으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골관절염 환자는 2019년 기준 400만 명(404만 2,159명)을 처음 넘었다. 2020년 382만여 명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호르몬 영향으로 2배 이상 많다. 50대가 넘어 폐경기가 오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한다.
그렇게 되면 몸속 뼈 양도 줄고 연골이 약해져 손상되기 쉽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70% 이상을 폐경기 여성들이 차지하는 이유다.
전상현 교수는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이 적고 근력도 약하므로 관절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가 높아져 관절염 원인이 된다”며 “집안일을 하면서 무릎 등 관절을 자주 구부리는 것도 관절염의 발병률을 높인다”고 했다.
골관절염은 노화가 주원인을 꼽히지만, 최근 이에 덧붙여 유전 인자, 비만, 관절 모양, 호르몬,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절의 과도한 사용도 영향을 준다. 육체노동자ㆍ운동선수가 관절염에 잘 걸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젊었을 때 반월상연골판(무릎에 있는 반달 모양의 물렁뼈)이나 인대 등 관절 부위를 다친 사람의 경우 나이가 들면 관절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O자로 휜 다리를 가진 사람도 마찬가지다.
골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과 관계없이 계속 통증이 발생한다. 또 관절이 뻣뻣해져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관절 연골이 많이 닳으면 관절 운동 시 마찰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증상은 골관절염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무릎에 발생하면 관절 모양이 변형돼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 주로 안짱다리로 변한다. 손에 생기면 손가락 끝마디에 골극(비정상적으로 덧자란 뼈)이 형성되기도 한다.
치료는 초기 자세 교정, 식생활, 운동 등 생활 습관 교정으로 시작한다. 다음 단계는 약물 치료다. 대부분 약물 치료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주로 사용한다. 관절 주사 요법도 있다. 심한 염증으로 인해 관절이 붓고 아프면 관절 속에 있는 물을 뽑고 스테로이드 주사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자주 맞으면 관절이 파손될 우려가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부기를 동반하지 않은 통증은 윤활액을 관절 내에 주사해 뻣뻣한 상태를 줄여줌으로써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약물 치료로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시행한다. 초기에서 중등도까지 골관절염이라면 관절 내시경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관절 내 염증 물질을 씻어내고 닳아 부서진 연골 부스러기(관절유리체)를 제거한다. 피부 절개를 최소화해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O자 다리 같이 관절 정렬이 좋지 않고 관절 내측 또는 외측 중 한 부분에만 관절염이 발생했다면 관절 정렬을 바꾸는 절골술을 시행한다. 체중이 가해지는 부위를 변경해 덜 상한 관절면을 쓰게 하는 수술이다. 이런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인공 관절 치환술을 고려한다. 다만 인공 관절은 수명이 영구적이지 않아 재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골관절염을 예방하려면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고도 비만이라면 정상 체중일 때보다 관절염에 걸릴 가능성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
적절한 운동은 뼈와 관절을 건강하게 한다. 의자에 앉은 채로 무릎을 구부렸다 펴기, 선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펴기 등을 꾸준히 한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관절 건강에 좋다. 다만 등산이나 달리기, 점프 등은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만큼 적당히 하는 게 좋다.
전상현 교수는 “골관절염은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건강한 관절을 되찾기 쉽지 않다”며 “평소 관절염 예방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