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정기 되살릴 안동 '임청각' 복원현장서 수륙대제 열려

입력
2022.04.29 14:55
29일 임청각 주차장서 보현산 신계사 주관
2025년까지 철길로 토막난 가옥 복원


복원 사업이 한창인 경북 안동시 임청각(보물 제182호)에서 주변 지형복원 시공사인 ㈜동신건설과 보현산 신계사가 공동으로 29일 물과 땅을 해매는 영혼을 달래고 위로하기 위해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불교의식의 수륙대재를 올렸다.

이날 행사에는 권영세 안동시장을 비롯한 내외 귀빈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국가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이수자 청산 스님과 수범, 수현, 성주, 현광, 보정, 우진 스님, 불자,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1부는 법회가 원만히 성취하도록 내·외호의 역할을 담당하는 시련에 이어 영가를 법회 도량으로 맞이하는 대령, 다겁생래로 쌓아온 영가의 번뇌를 청정케 해주는 의식인 관욕, 야외에서 베풀어지는 법요식에 편리하도록 종이나 천 등에 모셔진 부처님을 뜻하는 쾌불이운, 조전점안이운, 운수상단 수륙도량 건립, 사자단, 수륙도량의 공간을 여는 의미인 오로단으로 수륙대재가 진행됐다.

2부에는 법요식과 삼귀의, 반야심경, 내빈소개와 축사및 격려사에 이어 축하공연(복개춤)이 펼쳐졌으며 악사에는 김선호 KBS 국악한마당 민속반주단 음악감독이 대금, 고정훈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가 장구, 최광일 추계예술대학 교수가 피리, 최태형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4호 삼현육각 이수자가 해금을, 박기량 국가무형문화제 제92호 태평무 전수자가 각각 맡았다.

신계사 주지 법연 스님은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국가보물로 지정된 임청각에서 땅과 하늘에서 해매는 영혼을 달래고 임청각 복원공사가 무사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근로자들과 관계자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수륙대재를 올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며 "오늘의 인연공덕으로 불보살님의 가피가 충만하고 소원성취 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임청각은 99칸의 고성 이씨 큰 종택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등 9명의 독립운동가가 태어난 명문가다. 부인과 손자며느리까지 모두 11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일제는 중앙선 철로를 부설하면서 항일의 맥을 꺾기 위해 당초 계획했던 선로까지 변경해 중앙선 철로를 집으로 관통했다. 이 때문에 99칸의 집이 현재 50여 칸만 남아있다.

문화재청은 2018년 10월 경북도, 안동시와 함께 복원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280억 원을 들여 중앙선 폐선 철로를 걷어내고 훼손된 건물을 복원키로 했다. 임청각 앞을 지나던 중앙선은 지난해 중앙선 복선전철화로 폐선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

권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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