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 먹어도 살이 잘 찐다면… 유전자 변이 탓?

입력
2022.04.27 20:39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 비만·복부 비만 위험 높여

특정 유전자 변이가 생기면 일부 영양소 섭취에 따라 비만과 복부 비만 위험도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유전자 변이 검사를 통해 이에 따른 영양소 섭취 종류와 양을 계획하는 ‘맞춤형 비만 치료’가 가능해지게 됐다.

이지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권유진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5만808명의 유전자 변이와 영양소의 상호작용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같은 양의 지방을 섭취해도 개인에 따라 복부 비만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세포 생성ㆍ사멸을 조절하는 칼슘 결합 단백질 운반체에 유전자 변이(CAB39-rs6722579)를 가진 사람이 총 섭취 칼로리의 30% 이상을 지방으로 섭취했을 때 유전자 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복부 비만 위험이 3.7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다이어트에 좋은 영양소로 알려진 엽산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에게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방 생성ㆍ분해에 관여하는 성장호르몬 수용체에 유전자 변이(GHR-rs4130113)를 가진 사람은 키위 15개 분량에 해당하는 400mg 이상을 하루에 섭취하면 유전자 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1.34배 증가했다.

또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는 크리스탈린 베타 B2 유전자 변이(CRYBB2-rs59465035)가 있는 사람은 비타민B군의 하나인 B12를 섭취했을 때 비만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자 변이가 있는 남자는 1425mg, 여자는 1,125mg 이상의 비타민B12를 섭취하면 비만 위험이 1.54배 높았다.

다만 비만세포 분화를 억제하는 카르복시펩티다아제 Q 운반체에 유전자 변이(CPQ-rs59465035)가 있는 사람이 하루에 100mg 이상의 비타민C를 섭취하면 유전자 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복부 비만 위험이 0.79배 낮아졌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 영양 저널(Clinical Nutrition)’ 1월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