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솔린 엔진으로 이목을 끄는 오프로드 아이콘 – 랜드로버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

입력
2022.04.28 15:30

20세기, 화려한 영광의 시대를 보냈던 ‘랜드로버 디펜더’는 21세기 더욱 독특한 모습으로 새로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긴 공백을 깨며 등장한 새로운 디펜더는 2011년 공개한 DC110 컨셉의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독특한 디자인, 그리고 여전히 돋보이는 강인한 ‘오프로드 성능’은 분명 소비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랜드로버가 디펜더의 보닛에 새로운 엔진, P300 엔진을 탑재하며 ‘새로운 선택지’를 더하는 모습니다. 가솔린 엔진을 품은 디펜더,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선사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디펜더는 ‘가솔린 심장’을 품은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다.

브랜드가 공개한 제원에 따르면 5,018mm의 전장과 각각 1,996mm와 1,967mm의 전폭과 전고를 더하며 견고한 SUV의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참고로 휠베이스 역시 3,022mm에 이르며, 공차중량 역시 2,355kg에 이르며 ‘육중한 체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더욱 강렬한 감성의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

이제는 소비자에게 익숙해진 새로운 시대의 디펜더는 말 그대로 ‘새로운 시대’를 대표하는 모습이다. 차체 곳곳에 DC110 컨셉에 담겼던 특별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 요소들이 배치되어 견고하면서도 특별한 오프로드 아이콘이 가진 매력을 선명히 드러낸다.

더불어 오늘의 주인공,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는 더욱 강렬한 감성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실제 차량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일반적인 디펜더와 동일하지만 모든 ‘외장 패널’을 검은색으로 칠해 보다 특별한 감성을 더한다. 더불어 바디킷에도 ‘X-다이내믹’ 배지 등이 자리한다.

측면은 디펜더 110 특유의 직선적이고, 견실한 차체가 도드라진다. 높은 보닛 라인과 푸른색의 차체, 그리고 차체와 대비되는 검은색 요소들이 시각적인 매력을 보다 선명히 드러낸다. 더불어 전용의 휠까지 더해져 ‘디펜더의 매력’을 한층 강조한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초대 디펜더’의 디자인 기조, 그리고 개성 넘치는 컨셉 모델의 요소들이 더해져 ‘보는 즐거움’을 살린다. 물론 풀-사이즈의 스페어 휠, 타이어와 커버, 견인 고리와 같은 ‘감성’ 포인트 역시 유효하다.

선명한 개성을 품은 디펜더의 공간

디펜더는 독특한 외형만큼, 실내 공간 역시 인상적이다.

오프로더의 강인함을 떠올릴 수 있는 강인하고 단단한 느낌의 대시보드, 그리고 체결 부분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도어 패널 등의 모습을 더하며 독특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게다가 이러한 공간 속에서 ‘기술 발전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시하여 그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

특히 디펜더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디펜더’ 레터링의 스티어링 휠 등은 물론, 도어 패널의 연출 등 각종 디테일에 있어서도 ‘디펜더의 감성’을 보다 선명히 드러낸다.

랜드로버 브랜드 특유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보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차량 정보 파악이 가능하며 T맵을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의 매력 역시 돋보인다. 더불어 차량 설정의 편의성을 높인 컨트롤 패널도 만족스럽다.

더불어 실내 공간의 가치를 더할 수 있도록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진 점 역시 ‘플러스요인’으로 느껴진다.

워낙 큼직한 체격을 갖고 있어 실내 공간의 여유 역시 충분하다. 우수한 개방감을 자랑하는 도어 안쪽에 자리한 1열 공간은 높은 시트 포지션을 바탕으로 넉넉한 레그룸과 여유로운 헤드룸, 그리고 쾌적한 공간을 누릴 수 있다.

더불어 2열 공간 역시 우수한 편이다. 시트의 크기, 컵홀더, 그리고 1열 시트 뒤쪽의 충전 포트 역시 만족스럽다. 이외에도 개방감 높은 파노라마 선루프 및 알파인 글래스 패널 역시 인상적이다.

적재 공간 또한 우수하다. 옆으로 열리는 테일 게이트를 개방하면 972L의 공간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기본적인 구성이나, 패널의 내구성도 우수하고 다양한 액세서리를 통해 활용도를 높인다. 더불어 2열 시트 폴딩 시 2,277L의 공간이 확보되는 점 역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한 부분이다.

2.0L 가솔린 엔진으로 매력을 더하다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의 핵심은 바로 새로운 파워트레인에 있다.

큼직한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30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내는 인제니움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는 물론이고 AWD 레이아웃과 랜드로버의 오프로드 주행 노하우가 집약된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7.4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 역시 191km/h에 이른다. 다만 가솔린 SUV인 만큼 복합 기준 7.6km/L(도심 7.0km/L 고속 8.6km/L)의 효율성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디펜더, 더욱 우수한 완성도를 뽐내다

차량을 충분히 살펴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도어 안쪽에는 넓은 공간과 더불어 디펜더만의 여러 디자인 요소들이 자리해 차량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오프로드 아이콘이라는 것을 자신하듯, 일반적인 대형 SUV보다도 더 높게 느껴지는 시트 포지션이 탁월한 시야를 제시한다. 평소 시트가 높은 차량을 그리 선호하지 않지만 ‘목적’이 명확한 만큼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보았을 때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의 300마력과 40.8kg.m의 토크는 그리 인상적이거나, 거대한 SUV를 능숙히 이끌기엔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브랜드가 공개한 제원은 물론이고 체감되는 차량의 움직임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이러한 ‘체감’은 가솔린 엔진 특유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과 출력 전개에 기반한다. 실제 발진 가속은 물론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주행 전반에 거쳐 ‘풍족함’을 느낄 수 없었지만 ‘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주행 전반의 정숙성 역시 우수해 ‘가솔린 엔진’의 가치를 한 번 더 누릴 수 있었다. 다만 순간적으로 RPM을 끌어 올릴 때에는 4기통 엔진 특유의 거친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엔진에 합을 맞추는 8단 변속기는 견실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통해 주행의 가치를 높인다. 실제 지금까지의 랜드로버 및 재규어의 차량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주 날카롭거나 기민한 반응은 아니지만 상황 대응력이 우수하게 느껴졌다.

실제 주행을 이어가면 주어지는 상황에 따라 최적의 반응, 그리고 최적의 변속 타이밍을 바탕으로 견실하고 지속적인 주행을 꾸준히 이어 가는 모습이다. 더불어 언제든 험준한 오프로드 구간을 주파할 수 있는 ‘조율 능력’을 갖췄기에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흔히 디펜더는 ‘오프로드 주행’에만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한 디펜더는 특별한 주말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차량이었다.

모노코크 섀시인 Dx7을 기반으로 하고, 시대의 흐름에 맞춘 셋업은 분명 대다수의 만족감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실제 도심의 주행을 달리며 주행 전반에 걸쳐 ‘차량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좋지 않은 노면이나 자잘한 포트홀 등을 지날 때의 대응 능력도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장거리 주행을 소화하기에도 큰 부담이 없을 것 같았다.

다만 유념해야 할 부분은 ‘다루기 쉬운 차량’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인 체격과 무게 등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실제 주행을 이어가다 보면 거대한 체격과 무게를 느낄 수 있고. 연이은 조향 상황에서는 ‘무게중심’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부분만 고려한다면 디펜더, 특히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는 더욱 매력적인 차량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어떤 험로든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오프로드 주행의 노하우가 담겨 있으니 그 가치는 더욱 돋보일 것 같았다.

좋은점: 특별하게 다듬어진 디자인, 독특한 존재감, 그리고 쾌적한 주행 질감

아쉬운점: 성능에 대한 미묘한 갈증

아이코닉 SUV의 발전, 랜드로버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

특발현 디자인과 공간의 가치 등을 품고 있는 디펜더 P300 X-다이내믹 SE는 일반적인 디펜더와는 사뭇 다른 차량이다.

그렇지만, 그 어떤 디펜더보다 ‘디펜더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차량이다. 더불어 외형에서 드러나는 것보다 더욱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차량이라는 점까지 생각한다면 그 매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시될 것 같았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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