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 모래놀이 해요"... 서울 신개념 놀이터 준공

입력
2022.04.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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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나루한강공원 거점형 놀이터 1호 준공
보라매공원 등 5곳 2025년까지 설치 예정

유치원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대부분은 동네 놀이터를 방문할 때마다 식상함을 느낀다. 지역을 불문하고 미끄럼틀, 시소, 그네, 철봉만 갖춰진 천편일률적인 놀이터만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고자, 서울시가 거점형 어린이놀이터를 마련했다.

서울시는 27일 “강동구 광나루한강공원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통합 놀이공간인 제1호 거점형 어린이놀이터를 30일 준공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기존 놀이터들이 갖고 있는 단조로움에서 탈피하기 위해 2015년부터 130여 개의 소규모 창의어린이놀이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소규모 놀이터가 가진 장소의 제약 때문에 다양한 놀이시설의 설치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이용이 제한돼 있었다. 시 관계자는 “주거 단지 내 1,000㎡ 공간에 설치된 통상의 어린이놀이터들은 그네와 시소 위주의 단편적ㆍ획일적 공간으로 구성돼 있었다”면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거점형 어린이놀이터를 조성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광나루한강공원에 마련된 거점형 어린이놀이터는 일단 규모부터 6,000㎡에 이를 정도로 소규모 놀이터들과 차원이 다르다. 시설도 기존 놀이터에서 못 보던 것들이 들어선다. 그네의 경우 기저귀형, 바구니형, 의자형 등 다양한 연령과 신체 특성을 고려했다. 철봉 역시 유아부터 어린이, 성인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창의적 디자인으로 구성했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놀이터 전체를 계단이 없는 평지와 경사지로 구성했고, 경사 구간에는 휠체어 추락을 방지하는 안전턱도 설치했다. 또 모래장은 휠체어를 탄 어린이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높낮이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서남권인 동작구 보라매공원 내 독서실 주변 1만5,000㎡를 비롯해 2025년까지 5개 권역에 1개씩의 거점형 어린이놀이터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규모와 이용 연령의 한계를 극복한 거점형 어린이놀이터 조성사업을 통해 보다 지속가능한 놀이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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