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27일 새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 의결하면서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강행 처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의당은 일단 민주당의 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중단하는 표결에 대해선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배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와 균형 그리고 충분한 논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정의당 입장으로 얘기드렸고, 그것이 합의안에 반영됐기 때문에, 정의당은 합의안에 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국회 처리를 해야 된다는 게 정의당의 입장이니까 당연히 찬성표를 던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6석 중 이탈표는 없겠느냐'는 질문엔 "이 입장(찬성)에 대해서는 다 동의했다"면서도 "국회의원 개별이 헌법기관이지 않느냐. 내부에서는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했지만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기명투표이기 때문에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표결에는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설 경우 이를 강제 종료하기 위해선 의석수(180석)를 채워야 한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172석)은 정의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표가 절실한 상황이다.
배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라고 하는 것은 소수 정당들이 반론권을 행사하는 것인데, 국민의힘이 이렇게 나오는 상황에서 필리버스터를 중단 표결하는 것이 맞느냐라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국민의힘이 어쨌든 합의안을 파기했고, 정의당 입장이 4월 처리 입장인 만큼 필요하다고 한다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나라는 생각"이라며 "오늘 의총에서 이런 문제들을 다루게 될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필리버스터 문제는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시는 의원님들이 계시는 상황"이라며 "(의견이) 팽팽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검수완박에 찬성하는 게 정의당의 오랜 숙원인 차별금지법에 대한 일종의 협상이 아니냐'는 언급에는 "차별금지법상 검찰개혁 문제를 전혀 연동시키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민주당 안에 문제가 많았던 상황에서 우리가 차별금지법과 연동하게 되면 부족한 문제 있는 안을 차별금지법과 바꿨다고 하는 비난을 훨씬 더 받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회 앞에서 17일째 단식농성에 들어가신 분들이 계신다"며 "이런 분들 입장에서 진정성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차별금지법을 처리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연동하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