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한국포럼'에는 정계·재계·학계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참석자들이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직면한 대내외 과제로 양극화, 포스트코로나 대응, 미중 갈등, 한반도 정세 등을 꼽고 통합과 협치를 통한 해결을 주문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새 정부에 '협치'를 당부했다. 윤 위원장은 0.73%포인트라는 간발의 차로 새 정부의 주인공이 결정된 점을 염두에 둔 듯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선 일방적 국정운영이 아닌 정치개혁을 통한 협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통합은 국정운영의 기본이고, 민생을 최우선의 가치로 정부 정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에서 야당이 되는 민주당 지도부로서 "국민을 위한 일에 적극 협력해나가겠다"면서도 "잘못된 점이 있다면 언제라도 비판과 견제의 책임을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곧 여당이 되면 협치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특히 "윤석열 정부가 세대 간극을 줄이고 미래지향적 사회담론을 꺼내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면서 '미래'를 수차례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의 종북담론,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타산지석 사례로 거론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더 많은 사회 관련 문제가 다뤄질 거란 확신이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젠더 갈등을 포함한 사회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한다고 했다.
승명호 한국일보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새 정부에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마감하고 통합과 공정, 소통과 협치의 시대를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정부가 마주한 대내외 어려움도 조목조목 짚었다. 승 회장은 "2년 넘게 이어진 팬데믹으로 서민과 자영업자, 중소상공인의 삶이 많이 힘들어졌다"며 "집값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민생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가 극복해야 할 대외적 환경으로 △미중 갈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심상찮은 움직임 등을 꼽았다.
공식 행사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회에는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기현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승 회장과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 등은 이들과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환 등 최근 정·재계 현안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로 냉각된 정치권 분위기도 일부 감지됐다. 이 대표는 이날 김기현 전 원내대표와 수차례 귓속말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권영세 부위원장과도 한참 대화를 나눴다. 다만 윤호중 위원장과 악수를 나눌 때에는 "저희가 자꾸 싸우는 걸로 나온다"며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