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브레이브걸스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해 역주행 신화를 쓴 이들이 입지 굳히기를 위해 도전한 '퀸덤2'가 기대와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과연 이들에게 '퀸덤2' 출연은 득일까 독일까.
지난달 첫 방송을 시작한 엠넷 '퀸덤2'는 브레이브걸스 비비지 우주소녀 이달의 소녀 케플러 효린이 출연을 확정지으며 첫 방송 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화답하듯 엠넷은 첫 방송에 앞서 0회차 방송까지 글로벌 생중계하며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러블리즈 마마무 박봄 오마이걸 (여자)아이들 AOA를 필두로 지난 2019년 방송됐던 첫 시즌이 상당한 화제성을 기록함과 동시에 출연 그룹들의 실력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된 가운데 시즌2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았다. 특히 3인조로 재편한 비비지부터 최근 데뷔한 케플러, 팀의 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기 위해 도전한 우주소녀·이달의 소녀 등 도약을 위한 '한 방'이 필요한 그룹들이 대거 출연하며 이들이 보여줄 반전 실력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물론 브레이브걸스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롤린' '운전만해'가 유례없는 역주행 신화를 쓰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변곡점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첫 컴백곡이었던 '땡큐'가 지난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과를 내며 이들에게 '퀸덤2'를 통한 반등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는 것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현재 '퀸덤2'가 2차 경연까지 마친 가운데 브레이브걸스는 연속 최하위권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기대 이하의 성적에 리더 민영은 지난 방송에서 결국 눈물을 쏟으며 "속상한게 쌓이고 쌓이다가 많이 의기소침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쉬운 순위 만큼 대중의 평가도 냉정했다. 팬들을 비롯한 시청자들은 브레이브걸스가 재해석한 무대가 지금의 트렌드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으며 멤버들만의 매력 역시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물론 '퀸덤2'에서 무대에 대한 아쉬운 평가를 받은 것이 브레이브걸스 뿐만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지만 우주소녀와 이달의 소녀 비비지 역시 그간 이들이 보여줬던 역량에 비해 다소 아쉬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혹평을 피한 것은 2연속 1위에 오른 효린 뿐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실상 '퀸덤2'의 구도는 최강자인 효린의 자기와의 싸움 같은 구도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당초 '퀸덤'의 기획 의도가 걸그룹의 성장기를 조명하는 것이 아닌 이미 정상에 오른 K팝 대표 걸그룹들의 정면 승부를 통해 진정한 '퀸'을 가리는 대결이라는 점에서 브레이브걸스를 비롯한 참가 그룹들의 부진은 아쉽다. 특히 이번 기회가 누구보다 절실할 브레이브걸스의 경우 더욱 큰 아쉬움을 자아낸다.
물론 브레이브걸스에게도 상황을 타개할 기회는 있다. '퀸덤2'는 아직 2차 경연까지만 공개 된 상황인 만큼 팬들과 대중의 반응을 흡수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무대를 꾸린다면 역전의 기회는 아직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3월 신곡 '땡큐'로 활동 당시에도 브레이브걸스는 콘셉트와 다소 동떨어진 스타일링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던 바 있지만, 활동 종료를 앞두고 여론을 반영한 듯 한결 나아진 스타일링으로 무대에 오른 바 있다.
무려 5년의 무명기간 끝에 찾아온 기회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역주행 이후 어렵게 뜬 첫 술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기란 쉽지 않다. 이미 한 차례 대역전극을 만들었던 이들이 어떤 성적표로 '퀸덤2'의 마지막을 장식할지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