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배송'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전기차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 대형 유통기업에 이어 스타벅스도 가세했다.
25일 스타벅스코리아는 CJ대한통운과 협업해 서울 일부 매장에서 물류 전용 전기차량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물류용 전기차는 국내 커피업계 최초다. 전 세계 스타벅스 중에서도 종합물류기업과 손잡고 도입한 첫 사례다.
스타벅스는 이달 서울시청 권역 4개 매장과 강남 권역 2개 매장에 상온과 저온 통합배송이 가능한 1톤급 전기차 2대를 도입한다. 전기차들은 경기 이천시 스타벅스 덕평물류센터에서 약 140㎞를 왕복 운행한다. 스타벅스는 향후 순차적으로 물류용 전기차 운영을 늘릴 방침이다.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각 유통사들도 전기차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각 점포 운영에 필요한 업무보조용 차량 160여 대 교체를 시작했다. SSG닷컴은 2020년 11월 말 현대글로비스와 업무협약을 체결, 냉장·냉동 기능이 탑재된 전기차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를 위해 경기 김포시의 네오003 물류센터에 하루 100여 대 완충이 가능한 충전시설도 설치했다. 현재 쓱배송, 새벽배송에 90여 대의 전기차를 투입하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를 근거리 배송용으로 사용하는 업체도 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2월 수도권 일부 점포에 0.75톤급 전기차를 투입했고 현재 70대 이상으로 늘렸다. 롯데슈퍼는 전체 배송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면 연간 약 100만L의 휘발유를 감축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여전히 짧은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충전소 부족은 배송용 전기차 확대의 걸림돌이다. 스타벅스가 도입하는 1톤급 전기차도 한 번의 급속 충전으로 최대 180㎞ 주행이 가능하다. 물류센터에서 매장까지 1회 왕복만 간신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전기차 충전기는 7만2,105대인데, 완전 충전까지 평균 9시간이 걸리는 완속 충전기가 5만9,000대 이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송 전문기업들이 화물차를 소유한 기사들과 계약을 맺는데 전기차 도입은 기사들의 의지"라며 “유통사나 운송사는 기사들에게 전기 화물차 구입을 독려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충전소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