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의 '므왈리무(선생님)'

입력
2022.04.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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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탄자니아연합공화국 탄생

탄자니아연합공화국은 1964년 4월 26일 대륙의 탕가니카(Tanganyika)가 잔지바르(Zanzibar) 제도의 섬들로 이뤄진 잔지바르를 합병해 이뤄진 나라다. 잔지바르는 엄밀히 말하면 탄자니아 자치령으로 독자적인 정부를 두고 있으며 대륙의 옛 탕가니카와는 문화도 종교도 민족 구성도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토 합병 전후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이 겪어온 내전 등 갈등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탄자니아 국민들이 ‘므왈리무(Mwalimu, 스와힐리어로 ‘선생님’)’라 부르는 정치 지도자 줄리어스 니에레레(Julius Nyerere, 1922~1999)의 공이 크다.

탄자니아는 16세기 포르투갈 식민지였다가 17~19세기 중동의 술탄국가 오만의 지배를 받았고, 19세기 말 독일제국의 통치기를 거쳐 1차 대전 이후 영국 식민지가 됐다. 19세기 중반 오만 술탄은 식민지 잔지바르를 제국 수도로 정해 노예를 포함한 무역의 거점으로 활용했고, 아랍계가 지배층을 형성하며 무슬림 인구도 대폭 늘어났다. 반면 탕가니카의 다수는 피지배·피식민 지위의 반투족 등 흑인이 주류였다. 탄자니아는 120여 개 민족이 100개가 넘는 고유 언어(공용어는 스와힐리어와 영어)를 사용하며 혼재돼 있고, 잔지바르 아랍계에 대한 감정적 앙금은 지금도 남아 있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유학한 니에레레는 1954년 귀국 직후 탕가니카 아프리카국민연합(TANU)이란 정당을 설립해 1961년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뤄내고 1963년 독립한 잔지바르도 자치권을 보장하며 평화적으로 합병했다. 그가 주창한 대중 사회주의 정치이념 ‘우자마(Ujamaa, 스와힐리어로 familyhood)’의 핵심도 화합, 단합이었다.

니에레레는 1970년대 농업개혁 등 자신의 사회주의 경제개혁 실패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1985년 잔지바르 출신 알리 하산 므위니(Ali Hasan Mwinyi)에게 평화적으로 권력을 이양했다.

최윤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