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아무리 정부 교체기라지만, 문재인 정부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너무 인색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경제는 엉망이고, 나라는 빚더미이고, 국민은 허리가 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자 불쾌한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지나친 성과의 폄훼나 객관적이지 않은 평가는 미래를 위해 매우 위험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정치권의 경제 평가는 한마디로 '폭망'"이라며 "'경제는 엉망, 나라는 빚더미, 새 정부는 폐허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자꾸 듣다보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지적은) '경제 주체'로서의 국민을 경제 현실로부터 고립시킬 위험이 매우 크다"며 "'경제 주체'의 한 축인 국민을 고립시키고 경제가 잘될 수 없음은 상식이고, 다음 정부의 자충수가 될 수 있음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 글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적표를 비판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경제는 엉망이고, 나라는 빚더미이고, 국민은 허리가 휘는 상황, 이것이 새 정부가 현 정부에게서 물려받은 성적표라는 것을 국민에게 말씀드려야 한다"고 한 안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서다. 안 위원장은 "부동산, 코로나19 대책, 경제, 국가 재정 모두 사실상 우리는 폐허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박 수석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3.0%에서 지난 20일 2.5%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점을 지목하며 "세계 주요국들의 하향 조정치와 비교할 때 '선방'하고 있거나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IMF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에서 3.6%로 0.8%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미국(-0.3%포인트), 프랑스(-0.6%포인트), 일본(-0.9%포인트), 영국(-1.0%포인트), 독일(-1.7%포인트) 등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폭과 비교해도 괜찮은 지표라는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1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안정적 유지'로 매기면서 "견고한 성장 전망과 리스크 대응 역량을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한 점도 박 수석은 언급했다.
박 수석은 "왜 유독 한국의 일부 정치권만 전혀 다른 평가를 하는지 짐작은 가지만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 5년 임기에 나타난 객관적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며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위상을 굳건히 했다"고 자평했다.
또 "현재에 발을 디디지 않은 미래는 있을 수 없다. 더 나은 미래는 현재에 대한 냉철하고 합리적인 진단에서 설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의 정치화를 단호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