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꼽히는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파일이 이번주 법정에서 공개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는 이번주 25일, 26일, 28일, 29일 네 차례에 걸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에 대한 공판에서 정 회계사의 녹음 파일을 재생한다.
해당 파일은 정 회계사가 김만배씨와의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대장동 의혹 수사의 실마리를 푸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력 인사들의 뇌물 혐의와 관련된 '50억 클럽'과 관련한 내용도 녹취록에서 대거 나왔다.
재판부는 25일 정 회계사를 증인으로 불러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 등을 확인한 뒤 녹취록을 재생해 증거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앞서 다섯 차례에 걸쳐 전체 140시간 중 30시간 분량의 녹취록을 틀기로 정했다. 이번 주에는 24시간 분량의 녹취록이 재생될 것으로 보인다.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측은 녹음파일 조작 여부를 확신할 수 없고 허위 내용이 많이 담겨 있어 녹취록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승준(45·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씨가 한국 입국 비자 발급을 위해 제기한 두 번째 소송 결론도 이번주 나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순열)는 28일 유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여권·사증 발급거부처분취소 청구 소송 1심 판결을 내린다.
유씨는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가 그해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정부는 유씨가 병역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봤다.
유씨는 이후 재외동포 입국 비자를 받으려 했지만 거부당했고 2015년 행정소송을 내 2020년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LA총영사관이 '법무부의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유씨는 그러나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당했고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유씨는 지난 변론기일에서 비자 발급 거부는 △비례와 평등 원칙에 위배되고 △대법원 판결을 따르지 않아 부당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는 그러나 "유씨가 비자 발급을 고집하는 이유는 취업 목적"이라며 "국방의무 이행이라는 공익이 유씨가 추구하고자 하는 사익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