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스틸씨병’의 새로운 발병 메커니즘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틸씨병은 10만 명당 0.16~0.4명에서 나타나는 희소 질환으로, 발생 연령에 따라 16세 이하에서 발병하면 ‘전신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으로, 17세 이후에 발생하면 ‘성인형 스틸씨병’으로 불린다.
원인 불명의 발열과 피부 발진, 관절통, 근육통, 인후통, 간 비대, 비장 비대, 림프절 증가 등 몸 곳곳에 염증을 일으켜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발병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감염, 면역 이상, 유전 요인 등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감염, 악성 종양,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등 열이 생기는 질환과 명확히 구분이 힘들고, 별도의 진단법도 없어 진단도 쉽지 않다.
다만 혈액 내 철(Fe)의 저장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인 페리틴(ferritin) 수치가 정상보다 크게 높은 특징이 있다.
김현아ㆍ김지원 아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팀은 다양한 기존 논문 리뷰를 통해 스틸씨병의 발병 메커니즘이 호중구와 NET와 관련 있음을 확인해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가능성을 제시했다.
호중구는 인체 내 백혈구의 40~70%를 차지하고 있는데, 몸에 침입하는 병원체를 제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NET도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를 없애는 능력이 있지만, 자가면역 또는 자가염증 감수성이 높은 사람에게 자가면역질환, 자가염증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간염, 세균 간염 또는 환경적 유발 인자가 염증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호중구와 NET의 과도한 활성화가 일어나 우리 몸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면역세포가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염증질환인 스틸병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현아 교수는 “스틸씨병의 발병 메커니즘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지만 이번 연구로 호중구와 NET가 발병 메커니즘과 관련 있음을 확인했다”며 “새로운 치료법 개발 및 예후 예측를 위한 바이오마커 발견에 도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