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때아닌 ‘대피 소동’이 벌어졌다. 의회 경찰이 인근 야구장에서 벌어진 군부대 낙하 시험을 ‘항공기 위협’으로 오인한 탓이다. 단순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지만, 시민들은 과거 의회를 겨냥한 테러를 떠올리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의회 경찰은 오후 6시30분쯤 "위협 가능성이 있는 항공기를 추적하고 있다"며 의회 직원 등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경찰은 구체적인 상황은 알리지 않은채 "의사당이 위협을 당하는 것은 아니고 예방차원"이라고만 설명했다.
30분 뒤 경찰은 트위터에서 "위협은 없다"며 '상황 종료'를 알렸다. 이는 의회와 약 1.6㎞ 정도 떨어진 메이저리그 야구장의 미군 공중 낙하 시범을 오인하면서 발생했다. 이날 워싱턴 내셔널스 야구장에서는 미군의 낙하 부대 '황금 기사단'의 공중 낙하 시범이 진행됐다. 이를 위해 부대원들을 태운 항공기가 메릴랜드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는데, 비행 사실을 미리 의회 측에 통보하지는 않으면서 오해를 낳은 셈이다.
해프닝으로 상황은 종료됐지만, 이번 사건은 미국의 심장부를 겨냥했던 이전 항공기 테러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가짜 경보로 밝혀진 대피 사례는 의회에서 종종 있었다”면서도 “테러리스트들이 여객기를 국방부로 날려보낸 9ㆍ11 유형 공격의 망령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