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윤심'이, 대구는 '박심'이 흔들고 있다. 6·1 지방선거 후보를 뽑는 국민의힘 경선 얘기다.
경기지사 후보 경선은 유승민 전 의원과 김은혜 의원의 맞대결이다.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를 50%씩 반영해 후보를 선출하는 만큼, 당심이 결정적이다. 당심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 즉 윤심이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의 대변인 출신인 김 의원이 '윤심의 적자'로 불리는 가운데, 유 전 의원 역시 "윤심은 나의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한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의 최대 변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음, 즉 박심이다. 탄핵 이후 5년이 흐른 지금까지 박심이 위력을 떨칠지가 1차 관전포인트.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와 '원조 친박계' 김재원 최고위원의 후보 단일화가 불발돼 박심 분산은 불가피하다. 홍준표 의원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경기지사 후보 경선 판세는 초박빙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를 받아 18, 19일 경기도민 8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김 의원과 유 전 의원의 후보 적합도는 각각 35.1%와 34.1%로, 격차는 오차범위(±3.4%) 이내였다.
민심이 팽팽한 만큼, 당락은 당원 투표로 갈릴 공산이 크다. 두 사람이 '윤심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김 의원은 19일 "윤 당선인과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까지 함께 힘을 합해 힘 있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며 윤 당선인과의 친분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상식적으로 윤 당선인 입장에선 '본선에서 이기는 편이 내 편'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대선주자급인 자신이 김 의원보다 '본선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윤심을 자신한 것이다.
경기지사 후보 경선은 이틀 일정으로 20일 시작됐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 투표는 21일부터 이틀간 실시된다. 유영하 변호사는 탄핵 사태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유일무이한 측근으로 불린다. 대구 사저로 귀향한 박 전 대통령은 그의 후원회장을 맡아 공개적으로 지원해 왔다. 유 변호사의 승리 여부와 득표율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여전한지, 대구에서 정치 재개가 가능할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유 변호사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박심 대표 선수'를 놓고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김 전 최고위원이 20일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을 모시고 있으니 당신은 사퇴하라' 식의 주장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의 1위 자리가 더 굳건해졌다는 관측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