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20일 권오갑 회장 주재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중국 상하이 봉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 원자잿값 폭등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를 복합적인 위기로 판단하고 대비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다. 권 회장은 앞으로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최악의 위기상황을 가정해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라고 계열사 최고경영진에게 주문했다.
회의에는 지주사인 HD현대 정기선 사장을 비롯해 한국조선해양 가삼현 부회장, 현대중공업 한영석 부회장, 현대미포조선 신현대 사장,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부회장 등 10개사 대표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지난해 12월 올해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사장단 회의 이후 4개월여 만에 사장단 회의 소집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외 환경 변화가 경영계획 추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과 전략이 집중 논의됐다. 구체적으로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잿값 급등이 조선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한편 상하이 봉쇄 조치에 따른 건설기계 중국 사업 대응 전략을 점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 변동에 따른 경영영향 점검과,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개선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권오갑 회장은 "앞으로의 위기는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위기와 차원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각 사별로 워스트 시나리오까지 감안해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사장단이 책임감을 가지고 소신 있게 경영계획을 추진해 나가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며 "직원들에게도 경영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